[WBC]승부 가른 임창용의 ‘사인 미스’

  • 입력 2009년 3월 24일 20시 26분


임창용(야쿠르트)은 정말 사인을 못 본 것일까. 아니면 자신감이 지나쳤던 걸까.

김인식 대표팀 감독(한화)은 24일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패한 뒤 공식 인터뷰에서 "포수 강민호에게 고의 볼넷은 아니더라도 이치로를 걸러 보내라는 사인을 보냈는데 왜 임창용이 승부를 했는지 모르겠다. 아직 선수 본인에게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그게 결정적인 패인이 됐다"고 말했다.

임창용은 3-3으로 맞선 연장 10회 초 2사 2, 3루에서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와 만났다. 아웃 카운트 1개만 남겨놓고 1루가 비었기 때문에 만루가 돼도 문제는 없었다. 게다가 임창용은 9회 등판하자마자 이치로에게 2루타를 맞았었다.

볼카운트 1-1에서 이치로는 연속 4개의 파울을 날렸다. 임창용의 공이 눈에 익었다는 방증. 하지만 임창용은 볼카운트 2-2에서 8번째 공도 가운데로 던졌다. 시속 137km의 스플리터를 이치로는 놓치지 않고 2타점 적시타로 연결시켰다.

임창용은 경기 뒤 "이치로와 정면 대결하고 싶은 마음도 있긴 했지만 사인을 보지 못했다. 마지막에 던진 공은 실투였다"고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아예 고의 볼넷 사인을 냈다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게 후회 된다"며 자신을 탓하는 듯한 말을 했다. 하지만 이미 있어서는 안 될 '사인 미스'를 시인한 상태였다. '위대한 도전'의 마지막에 나온 '옥에 티'였다.

로스앤젤레스=이승건 기자 why@donga.com


▲동아닷컴 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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