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WBC 열기, 아마야구에도…

  • 입력 2009년 3월 20일 15시 18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향한 뜨거운 관심이 아마야구에도 필요해보인다.

제6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스포츠동아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가 19일부터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해 ‘아마야구의 요람’인 동대문운동장을 떠나 새로운 ‘목동 시대’를 맞았던 황금사자기는 1947년 출범 이후 단일 언론사가 주최한 국내 야구대회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전국 51개 고교 팀이 참가했다는 점에서 최고의 대회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올 시즌 한국 야구의 첫 문을 연 대회라는 점에서 야구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기교 있는 타자들이 눈에 띄는 ‘타고투저(打高投低)’의 판세에 따라 화끈한 공격야구가 펼쳐진다는 것도 팬들을 사로잡는다. 또 고교야구에 처음으로 '승부치기'제도가 더해져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아마야구는 팬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다름아닌 야구월드컵이라 불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폭발적인 인기에 가려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있다.

2006년 1회 대회에서 4강 진출에 성공한 뒤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야구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도 아시아지역 예선을 1위로 통과했고, 본선라운드에서도 이미 4강행 티켓을 따내 경기침체에 빠진 국민들의 위안이 되고 있다.

게다가 최고의 흥행 카드인 한일전이 벌써 네 번이나 열렸고, 오는 22일부터는 초미의 관심사인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이 열릴 예정이어서 팬들의 관심은 계속될 전망이다.

개막일(19일)과 마찬가지로 대회 이틀째인 20일에도 운동장은 패기 넘치는 선수들의 응원소리만 가득할 뿐 응원석이 썰렁하다.

이에 대해 대회 관계자는 “해가 갈수록 아마야구의 인기가 식고 있다. 많은 홍보가 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국민적인 관심을 끌고 잇는 WBC의 영향이 큰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어 “요즘은 학부모조차도 운동장에 응원하러 오지 않는다. 한국야구 발전의 밑거름이 되는 아마야구가 이처럼 천대 받고 있는 현실을 야구관계자와 팬들은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황금사자기 특별취재반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사진=하정탁 대학생 인턴기자

문자중계=박형주 대학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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