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멕시코전의 교훈…직구는 맞는다!

  • 입력 2009년 3월 17일 08시 01분


16일(한국시간) 한국-멕시코전이 벌어지기 전 한국팀이 가장 우려했던 게 멕시코의 파워였다.

멕시코는 예선전에서 마운드는 형편없었지만 12개의 홈런을 때렸을 정도로 가공할 장타력을 과시했다.

김인식 감독은 힘이 좋은 쿠바, 멕시코 중남미 두 국가를 의식해 “변화구 승부가 관건이다”고 지적했다.

선발 류현진도 이 점을 의식해 변화구 구사에 포커스를 맞췄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변화구가 전혀 제구력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투구수가 급격히 늘어났고, 코칭스태프의 의도에 따라주지 못했다.

류현진은 덕아웃으로 들어온 뒤 “우타자 승부 때 몸쪽 볼 2개 정도가 스트라이크가 되지 않았다. 또 바깥쪽 체인지업에 멕시코 타자들이 전혀 속지 않았다. 카림 가르시아가 동료들에게 이 볼은 치지 말라고 한 듯하다”며 아쉬워했다.

멕시코 선발 올리버 페레스는 예전 다듬어지지 않았을 때의 해태 김정수와 흡사한 좌완이다. 피칭의 굴곡이 심한 투수다.

제구력이 흔들리는 날은 볼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볼넷 남발에 통타를 당한다.

그러나 스리쿼터에서 볼을 뿌려 변화가 심하다. 좌타자의 페레스 공략은 쉽지 않을 뿐더러 컨트롤이 되는 날은 언히터블 투수가 된다.

오프시즌 뉴욕 메츠와 3년 3600만달러의 장기계약을 맺었는데 “실력보다 연봉을 많이 받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이전트가 스콧 보라스다.

페레스는 4.2이닝 동안 홈런 3개를 포함해 6안타를 허용하며 4실점(3자책점)했다. 자책점이 모두 솔로홈런이다.

연봉 1200만달러를 받는 메이저리그 특급투수가 왜 3개의 홈런으로 무너졌을까.

직구 스트라이크로 카운트를 잡으려는 안일한 피칭을 하다가 된통 당한 것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2회말 이범호의 홈런과 5회말 고영민의 홈런이 팀에 승기를 안겨준 한방이었다.

엄밀하게 따지면 5회초 1사 만루 실점 위기에서 정현욱이 스콧 헤어스턴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게 결정적이었다.

결국 선발 류현진과 페레스가 팬들의 기대에 따라주지 못한 것은 직구에서 비롯됐다.

직구의 코너워크가 구사되지 않아 류현진은 조기 강판, 페레스는 홈런 3개나 허용하는 수모를 맛본 것이다.

가운데 한복판 직구는 멕시코 타자들도 담장을 넘기지만 한국의 이범호, 고영민도 스탠드에 꽂는다.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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