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김성근 “아! 광현아…”

  • 입력 2009년 3월 13일 07시 38분


SK 김성근(사진) 감독은 7일 일본전을 시청한 뒤, 새벽 2시까지 술을 마셨다. 한국의 콜드게임 대패를 목도하고, 원통함을 참을 수 없어서였다.

‘애제자’ 김광현이 그 참극의 희생양이어서 더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김 감독은 김광현의 급격한 난조에 대해 “구위도 나빴고, (일본 타자들이 노리고 들어왔는데) 슬라이더에 의존한 볼 배합도 아쉬웠다”고 평했다.

다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김인식 감독에게 ‘부채의식’을 갖고 있는 김 감독인지라 말을 아끼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실제로 김 감독은 김광현이 ‘도쿄참사’ 이후 첫 출격한 12일 샌디에이고와의 평가전을 아예 시청하지도 않았다. 또 3이닝도 못 채우고 3실점 강판한 결과를 전해주자 김 감독은 “부담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김광현의 습성을 잘 아는 김 감독은 “큰 무대에 올라가면 얼굴이 노래지고 그런 아이다. 그런 티 안 내려고 일부러 마운드에서 웃는 아이”라고 했다.

정신력의 문제라 보기에 처방도 형이상학적이다. “자기 스스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그 안에서 느끼고 풀어가야 될 일.” 그러면서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믿었다. 7일 콜드게임 패배 뒤 김광현은 덕아웃을 제일 먼저 빠져나갔다. 그 얼굴엔 독기가 서려 있었다. 과제는 그 비통함을 어떻게 다스리느냐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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