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은 털되 ‘도쿄돔 굴욕’ 잊지는 말자

  • 입력 2009년 3월 9일 02시 57분


7일 日에 2-14 첫 콜드패

오늘 이치로 봉쇄가 관건

일단 한숨 돌렸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에 올라가는 아시아 팀은 예상대로 한국과 일본이 됐다. 하지만 한국 야구는 2009년 3월 7일을 두고두고 기억해야 할 것 같다. 한국은 이날 일본에 2-14, 7회 콜드게임으로 지는 ‘도쿄돔의 굴욕’을 맛봤다. 일본에 콜드게임으로 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제 3년 전 WBC에서 이룬 세계 4강 신화와 지난해 올림픽 금메달의 감격은 잊어야 한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한국이 무섭다’며 설욕을 준비했던 일본을 배워야 한다.

일본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일찌감치 요미우리 하라 다쓰노리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하며 최강의 전력을 꾸렸다.

반면 한국은 감독 선발 과정부터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승엽(요미우리), 박찬호(필라델피아) 등 베테랑 해외파도 전력에서 빠졌다. 불가피하게 김인식 감독의 소속팀 한화가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하와이까지 날아간 대표팀은 일본을 만나기 전부터 시차와 싸워야 했다.

준비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지만 2-14라는 스코어는 예상 못한 것이었다. 선발 김광현(SK) 등 젊은 선수들은 경험 부족이 역력했다. 2회 2-8로 뒤지자 선수들은 추격 의지를 잃었다. 대만을 9-0으로 꺾을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한국은 9일 일본과 다시 만난다. 아시아 라운드 1, 2위 결정전이다. 일본은 중국전에서 5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스즈키 이치로(시애틀)가 한국전에서 5타수 3안타로 활약하면서 팀 분위기가 살아났다. 한국으로서는 9일 톱타자 이치로의 상승세를 꺾는 게 급선무다.

한국은 8강 라운드에서도 일본과 최대 2번 만날 수 있다. 만약 일본과 함께 결승에 오르면 모두 5번을 싸우게 된다. 일본은 1회 대회에서 한국에 두 번 지고도 운 좋게 준결승에서 이겨 우승까지 했다. 한국은 이제 겨우 한 번 졌을 뿐이다.

한국은 봉중근(LG), 일본은 이와쿠마 히사시가 선발로 나선다.

도쿄=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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