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추신수 “조국과 구단 사이서 죽을 맛”

  • 입력 2009년 3월 5일 07시 42분


“솔직히 수비는 힘들것 같지만 가능하다면 지명타자로라도 꼭 뛰고 싶다.”

소속구단인 클리블랜드가 ‘당장 미국으로 돌아오라’고 나서는 등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 오른 한국 대표팀 추신수(27)가 부상 아픔 속에서도 끝까지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굳은 각오를 밝혔다.

4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메이저리그사무국(MLB)이 파견한 의사 토마스(워싱턴 팀 닥터)가 지켜보는 가운데 30개의 토스배팅을 소화한 추신수는 훈련 종료 후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구단에서는 미국으로 복귀하라고 하지만 대표팀은 나를 필요로 하고 나도 뛰고 싶다”면서 “중간에서 죽을 맛”이라고 마음 고생을 가감없이 털어 놓은 뒤 “그래도 대회 참가가 최종 확정되고 기회만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뛸 것”이라고 다짐했다.

평소와 달리 축 처진 목소리가 복잡한 심경을 대변해주는 듯 했다. 추신수는 팔꿈치 통증 재발이 하와이 전지 훈련 때 한화와의 두 번째 연습경기서 나온 몸에 맞는 볼 때문이냐는 질문에 “그건 등쪽에 맞았기 때문에 아무 상관이 없다”면서 “하와이 훈련 마지막 날 송구 연습을 하다 갑자기 통증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송구 연습을 하다 찾아온 통증이라 더 조심할 수밖에 없는 게 사실.

2일 세이부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WBC 조직위에서 파견한 트레이너 조언에 따라 그날 경기에 결장했던 추신수는 3일 요미우리와의 게임에도 나서지 못했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고, 이제는 WBCI 부상검토위원회의 마지막 결정만 남겨두고 있다. 그 과정에서 소속구단인 클리블랜드는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추신수를 당장 미국으로 보내달라’고 압박하기에 이르렀다.

“구단으로부터 직접 통보를 받은 건 아니지만 구단이 내가 지금 당장 돌아오길 바란다는 얘기를 KBO로부터 들었다”는 추신수는 “나도 중간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면서도 “당장 송구는 어려워도 배팅은 할 수 있다. WBC에 반드시 참가해 지명타자로라도 뛰고 싶다”는 말로 끝까지 태극 마크를 달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털어놨다.

‘뛰고 싶다’는 굳은 각오 속에서도 또 다른 고민도 내비쳤다. 지난달 25일(한국시간)에야 하와이 훈련에 뒤늦게 합류했던 추신수는 이제까지 단 두 게임만 실전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소속구단 스프링트레이닝 때도 게임을 한 게 아니라 아무래도 실전 감각이 많이 떨어져있다. 당초 일본에 와서 연습경기를 통해 타격감을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었지만 세이부, 요미우리전에 잇달아 결장하면서 이마저도 불발됐다. 추신수는 “실전 훈련을 너무 하지 못해 지명타자로 나간다고 해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실전 게임을 너무 못 했다”고 근심을 내비치면서 “그래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대표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화보]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클리브랜드의 추신수

[화보]D-1! 코앞으로 다가온 WBC… 사진으로 보는 대표팀 분위기

[관련기사]추신수, 3인위원회 결정에 달렸다

[관련기사]한국 신주류 vs 대만 젊은피 vs 일본 빅리거

[관련기사]“승엽에 몸쪽 공을”…이기는 것이 예의

[관련기사]하라 “한국에 도전의 자세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