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박지성” 이란전, 후반35분 극적 동점골 조1위 유지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2월 12일 02시 55분




북한 26년만에 사우디 꺾고 조2위로… 日-호주 무승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한국 축구를 구했다.

11일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B조 4차전.

후반 13분 이란 최초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거(오사수나) 자바드 네쿠남에게 선제골을 내줘 패색이 짙던 후반 35분. 아크 서클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기성용(서울)이 오른쪽 골네트 쪽으로 찬 공을 상대 골키퍼가 가까스로 막아내 흐르는 순간 박지성이 쏜살같이 달려들며 머리로 받아 넣었다.

이로써 한국은 1-1 무승부를 만들며 승점 8점(2승 2무)으로 북한(승점 7점·2승 1무 1패)을 제치고 조 선두를 지켰다. 이란은 1승 3무(6점)로 3위.

그러나 한국은 1974년부터 이어진 테헤란 원정 무승(2무 2패) 징크스를 떨쳐내지는 못했다. 이란과 통산 전적은 8승 6무 8패.

왼쪽 날개로 나선 ‘캡틴’ 박지성의 컨디션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특유의 적극적인 플레이를 앞세워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볼 컨트롤과 패스는 매끄럽지 못했다. 하지만 네쿠남이 후반 13분 아크 서클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절묘하게 왼쪽 골네트로 차 넣자 박지성의 눈빛은 달라졌다.

박지성은 후반 막판 기성용이 프리킥을 할 때 골 냄새를 맡고 골문으로 달려들었고 볼이 흘러나오자 보기 좋게 동점 헤딩골로 연결했다.

박지성은 “고지대나 시차 적응에 실패한 것은 아니다. 다만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것 같다. 이란의 응원단에 대해서는 그다지 시끄럽다고 느끼진 못했다”고 말했다.

허정무 감독은 “비기러 온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분명 이기려고 왔다. 방문경기임을 감안하면 오늘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평양 김일성종합운동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6년 3개월만에 1-0으로 이겼다. 이로서 북한은 1982년 11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2로 비긴 이후 3무 3패의 무승 징크스를 털어냈다.

A조에서는 호주가 일본과의 방문경기에서 0-0으로 비겨 승점 10점(3승 1무)으로 일본(8점·2승 2무)을 제치고 선두를 지켰다.

테헤란=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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