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사령탑 하루하루 생존게임

  • 입력 2008년 12월 25일 02시 58분


10명 중 4명 내년봄 계약 끝나… “모든 경기가 결승전”

유재학 감독은 2004년 전자랜드 사령탑으로 첫 4강 진출을 이뤘다. 당시 전자랜드와 계약이 끝난 그는 “한 팀에 너무 오래 있어 뭔가 변하고 싶다”며 모비스로 옮겼다. 모비스에서 유 감독은 처음으로 챔피언에 오르며 변화의 명분을 찾았고 올 시즌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전자랜드는 유 감독이 떠난 뒤 4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유 감독처럼 계약 만료 시점에서의 성적은 감독의 거취를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다.

올 시즌이 끝나는 내년 봄에는 10명의 감독 중 4명의 계약이 만료된다. 지난 시즌 챔피언 동부 전창진, 2006년 삼성의 우승을 이끈 안준호, 전자랜드 최희암, KTF 추일승 감독이 그들이다. 이들은 우승 경력이 있거나 아마추어 시절부터 명장으로 이름을 날린 거물 사령탑이기에 시즌 종료 후 행보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게다가 유례없는 전력 평준화 경향 속에서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뀔 정도의 치열한 접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이들 감독은 모든 경기를 결승처럼 여기며 ‘다걸기(올인)’하고 있다.

우승 감독은 대개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도 일찌감치 계약을 연장하곤 했으나 전 감독은 구단에서 이렇다 할 ‘당근’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 감독은 1999년 나래 코치를 시작으로 10년 가까이 연고지 원주를 지켰기에 이적할 시기가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 감독은 이달 초 6연패에 빠졌지만 최근 6연승을 달려 오랜만에 웃음을 되찾았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목이 마른 최 감독은 KCC에서 트레이드해 온 서장훈을 천군만마로 여기고 있다.

추 감독은 KTF가 최하위를 맴돌아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간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야인이 된 신선우 전 LG 감독과 유도훈 전 KT&G 감독은 등산모임과 술자리 등에서 자주 어울리며 복귀를 노리고 있다.

새해부터는 경기장 관전에도 나설 계획인 신, 유 감독은 이미 탄탄한 지도력을 인정받았기에 농구 코트의 취업난 속에서 영입 우선 후보로 꼽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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