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인들 반응 “우려가 현실로 한숨만”

  • 입력 2008년 12월 23일 08시 01분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신임 총재로 추대했던 유영구 명지의료법인 이사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자 야구계 인사들은 입을 모아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사회 구성원들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듯 비교적 침착했다. 모 구단 사장은 “사실 18일에 열려야 했던 이사회가 연기됐을 때부터 짐작했던 일이었다”면서 “일단 23일 이사회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보고 현안들을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사장은 “새 총재를 공모하는 방법도 대안이 될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구단 단장은 “이사회에서 공식 절차를 마친 뒤 문화체육관광부 승인을 신청할 때까지 비밀로 해야 했던 게 아닌가 싶다”라면서 “구단도 구단이지만, 프로야구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자리이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새 총재 선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선수들도 실망을 토로했다. 지방의 한 구단 선수는 “KBO는 8개 구단으로 이뤄져 있다. 그 8개 구단이 뜻을 모아 추대한 총재인데 왜 다른 사람이 된다, 안 된다를 판단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정치권 ‘낙하산 인사’는 안 된다고 야구인들이 입을 모으는데도 같은 일이 또 벌어질까봐 속이 탄다”고 했다. 수

수도권 모 구단의 고참 선수도 “프로야구 사장들이 모두 찬성한 인물을 왜 정치권에서 반대를 하는지 모르겠다. 야구를 알고 야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분이 총재가 돼야 야구가 발전하지 않겠나”라면서 “낙하산 정치인이라도 일만 제대로 하면 상관없다. 그러나 예전의 경우를 봤을 때, 하나같이 시간이나 때우고 자리나 차지하다 가는 사람들 아니었나”라고 걱정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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