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브레이크] “또 골!” 주영에게 사우디는 기회의 땅

  • 입력 2008년 11월 21일 08시 15분


한국이 19년간 지긋지긋하게 이어져온 사우디아라비아전 무승 징크스를 훌훌 털어버린 20일(한국시간), 허정무 감독이 가장 기쁜 마음으로 부둥켜안은 태극전사 중 한명이 박주영(23·AS모나코)이다. 박주영은 0-0으로 맞서던 후반 29분 정성훈과 교체 출전, 후반 인저리타임에 추가골로 쐐기를 박았다. 짧지만 강렬했고, 만점짜리 조커로 성과를 올렸기에 허 감독의 기쁨은 배가 됐다.

○적절한 교체 타이밍과 최고의 조커

교체 타이밍이 절묘했다. 사우디가 선제골을 내준 뒤 공격수를 연속 교체 투입하면서 공세로 전환한 후반 중반 허 감독은 개인기와 순간 돌파가 좋은 박주영 카드를 꺼내들었다.

노림수는 적중했다. 사우디의 공세를 적절히 차단하며 빼앗은 볼을 역습으로 연결하는 장면에서 박주영은 여러 차례 문전 돌파를 선보였다.

빠른 몸놀림은 상대 수비수를 흔들어놓기에 충분했다. 결국 후반 인저리 타임 역습 상황에서 박주영은 상대 골키퍼의 움직임을 정확히 간파, 오른발로 절묘하게 감아 차면서 골네트를 흔들었다. 후반 투입되는 조커가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 지를 가장 정확하게 보여준 장면이었다.

○반갑다, 사우디

박주영은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원정에 앞서 기대를 부풀렸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사우디에서 가진 A매치 2경기에서 골을 넣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6년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그 해 1월 사우디 전훈 동안 가진 그리스, 핀란드와의 2차례 평가전에서 각각 1골을 넣었다. 사우디 전훈 이전까지 7개월 동안 A매치에서 단 한골도 없었기에 골에 대한 기쁨은 더욱 컸다. ‘기회의 땅이란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이번 사우디 원정을 앞두고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팬들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5개월 동안 골 맛을 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주전경쟁에서도 밀리는 상황이었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박주영은 또다시 사우디에서 반전의 계기를 잡은 것이다. 사우디에서 2년 10개월 만에 A매치 골을 터뜨리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기회의 땅’에서 활짝 웃은 박주영의 모습에서 허정무호의 희망도 함께 둥실 떠올랐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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