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 21득점 ‘덩치값’

  • 입력 2008년 11월 10일 03시 03분


KCC 4연승… 김승현 빠진 오리온스, 동부에 완패

대구실내체육관에는 만원에 가까운 5446명의 관중이 몰렸다. 쌀쌀한 날씨에도 최근 선전을 펼치는 오리온스를 응원하기 위해 홈팬들이 경기장을 찾은 것이다.

하지만 많은 팬은 낙심했다. 4쿼터 들어 30여 점 차로 동부에 뒤지자 허탈해하며 일찍 자리를 떴다. 장내 아나운서는 “실망하지 마세요. 김승현 선수가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다음 경기에서는 이길 겁니다. 경기장을 꼭 다시 찾아주세요”라고 다급하게 말했다.

동부는 9일 김승현이 빠진 오리온스를 106-75로 크게 이겼다. 전반에만 61-38로 앞서 일찌감치 승부가 갈린 ‘싱거운’ 경기였다.

지난 시즌 허리 디스크로 제대로 코트에 서지 못했던 김승현은 개막 후 3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돌연 전날 아침 왼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2경기 연속 빠졌고, 팀은 2연패를 당했다. 김상식 오리온스 감독은 “승현이가 빠져도 정상적인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다잡아가겠다”고 말했다. 김승현은 12일 KTF전에 나올 예정.

전창진 동부 감독도 아팠다. “몸살이 심해 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겨우 왔다”는 전 감독은 식은땀을 흘리며 간신히 벤치를 지켰다. 웬델 화이트(34득점) 김주성(20득점) 등 동부 선수들은 아픈 감독에게 완승을 선물했다.

전주에서는 ‘거물 신인’ 하승진이 폭발한 KCC가 전자랜드를 78-72로 누르고 4연승을 달렸다. 222cm의 하승진은 30분을 뛰며 21득점 18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출전 시간, 득점, 리바운드 모두 데뷔 후 최고 기록이다.

특히 하승진은 경기 종료 1분 28초 전 72-70으로 앞선 상황에서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 슛과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시즌 12번째 시도 끝에 첫 자유투를 성공하는 기쁨도 맛봤다. 동부와 KCC는 나란히 4승 1패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대구=황인찬 기자 hic@donga.com

▽8일 전적

모비스 94-88 전자랜드

L G 93-80 오리온스

KT&G 113-77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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