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는 다승왕을 좋아해

  • 입력 2008년 11월 6일 08시 32분


26인중 10명 다승왕…타격왕은 장효조·이종범뿐

‘다승왕’ 김광현(20·SK)과 ‘타격왕’ 김현수(20·두산)의 2008 최우수선수(MVP) 대결. 과연 어느 쪽이 유리할까.

역사는 다승왕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탄생한 26인의 MVP 가운데 총 10명이 다승왕 출신이다. 해태 선동열은 24승을 올린 1986년에 이어 1989년과 1990년에도 연속 MVP에 올랐다. 원년 MVP였던 OB 박철순은 물론 롯데 최동원(1984년)과 한화 구대성(1996년)도 다승왕 출신이었다. 특히 2004년부터는 삼성 배영수-롯데 손민한-한화 류현진-두산 리오스까지 4년 연속 다승왕이 MVP에 올랐다.

반면 타격왕 출신은 단 두 명뿐이다. ‘안타 제조기’로 이름을 날린 삼성 장효조(1987년)와 ‘바람의 아들’ 돌풍을 일으킨 해태 이종범(1994년)이 전부. 1984년의 삼성 이만수와 2006년의 롯데 이대호는 타격·홈런·타점 세 부문을 모두 휩쓰는 ‘트리플크라운’에 성공하고도 각각 최동원과 류현진에 MVP를 내줘야했다.

그래도 ‘다승왕’과 ‘타격왕’조차 꺾을 수 없는 진짜 ‘왕’은 따로 있다. 무려 열 네차례나 MVP 트로피를 가져간 ‘홈런왕’이다. ‘라이언킹’ 이승엽(삼성)의 장기 집권(1997·1999·2001∼2003)이 가장 큰 원인. 연습생 신화를 썼던 빙그레 장종훈도 1991년부터 2년 연속 MVP에 오르며 19승의 선동열과 송진우(빙그레)를 밀어냈다.

하지만 올해 홈런왕인 한화 김태균은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인해 MVP 경쟁에 명함을 못 내밀고 있다. 김광현이 5년 연속 다승왕 MVP 계보를 잇게 될지, 아니면 김현수가 역대 세 번째 타격왕 출신 MVP로 등극할지 여부는 6일 오후 2시 열리는 시상식에서 가려진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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