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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4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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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야구 때문에 행복했던 한 해였다. 야구대표팀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미국, 일본, 쿠바를 누르고 9연승으로 ‘퍼펙트 금메달’을 차지했다. 프로야구는 13년 만에 500만 관중을 넘어서며 제2의 중흥기를 맞았다. 포스트시즌도 14경기 가운데 13경기가 매진됐다. 정규시즌 1위 SK는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 퍼펙트 올림픽 금
한국야구대표팀의 출발은 불안했다. 지난해 11월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일본에 져 1장뿐인 올림픽 티켓을 놓쳤다.
하지만 3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올림픽 대륙별 플레이오프에서 6승 1패로 1위를 기록해 대만 캐나다와 함께 올림픽 본선에 올랐다.
김경문(두산) 감독의 ‘믿음의 야구’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매 경기 드라마를 썼다. 역전승이 네 번, 1점 차 승부가 다섯 번이나 됐다.
이승엽(요미우리)은 올림픽 본선 타율이 0.167에 불과했지만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역전 2점 홈런,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선제 2점 홈런 등 결승포를 쏘아 올렸다.
○ 롯데는 흥행, SK는 우승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른 롯데는 흥행의 핵이었다.
프로야구 첫 외국인 사령탑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강타자 카림 가르시아는 야구팬을 야구장으로 끌어 모았다. 홈경기 63경기 가운데 21경기 만원사례를 기록했다. 롯데는 준플레이오프에서 4위 삼성의 노련함에 밀려 3연패로 ‘가을잔치’를 일찍 끝냈지만 프로야구의 흥을 돋웠다.
SK는 4월 20일 이후 한 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정규시즌 83승 43패로 2위 두산에 13경기 차 1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먼저 1패를 당했지만 4연승하며 2년 연속 왕중왕에 올랐다. 김성근 감독의 근성의 야구가 맺은 결실이었다.
○ 안타 늘고 홈런 줄고
올 시즌 홈런타자는 줄고 교타자는 늘었다. 올해 홈런은 646개로 지난해(703개)에 비해 10% 가까이 줄었다. 20홈런 이상 타자는 한화 김태균(31개), 롯데 카림 가르시아(30개), 한화 김태완(23개) 덕 클락(22개) 등 4명으로 지난해(7명)보다 줄었다.
반면 호타준족은 늘었다. 안타는 총 9098개로 지난해(8879개)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3할 타자는 올해 16명으로 지난해(13명)보다 3명이 많았다. 특히 팀 도루는 987개로 지난해(764개)에 비해 30% 가까이 늘었다.
이 밖에 경기 평균시간은 3시간 7분으로 지난해(3시간 19분)보다 12분 짧아졌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 포스트시즌 최대 돈잔치
53억 역대 최고 수입
24억 역대 최고 배당
역대 두 번째로 500만 관중을 돌파한 올해 프로야구는 포스트시즌 입장 수입도 대박 행진을 이어 갔다.
14경기가 벌어져 양대 리그였던 2000년(20경기)이나 한국시리즈가 9차전까지 이어졌던 2004년(15경기)에 비해 경기 수는 많지 않지만 3만 명 이상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3팀이 포함됐고 입장료도 올라 역대 최고 수입을 올렸다. 총 53억6067만 원으로 12경기를 치렀던 지난해의 36억3271만 원보다 약 48%가 늘었다.
구장 사용료 등 약 40%의 포스트시즌 경비를 제외해도 32억 원가량이 남는다.
올해 배당이 예년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정규 시즌 1위 팀에 먼저 25%를 떼어 준다는 것. SK는 이 몫만 8억 원 이상인 데다 챔피언 배당금은 12억 원을 넘어 한국시리즈 5경기만 뛰고도 20억 원 이상을 받게 됐다. SK의 올 시즌 홈 63경기 입장 수입은 약 25억 원이다. SK는 지난해 우승 배당금으로 11억4256만 원을 받아 사상 최초로 배당금 10억 원을 넘었다.
SK가 전체 배당금의 62.5%나 가져가지만 워낙 수입이 컸기 때문에 가을 잔치에 초대받은 다른 3팀의 배당금도 역대 최고다. 준우승 팀 두산은 6억 원이 넘어 역대 준우승 팀이 받은 최고 금액(2007년 두산 5억7128만 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한 삼성은 약 3억6000만 원, 준플레이오프에서만 뛴 롯데는 약 2억4000만 원을 받는데 이 금액 역시 역대 같은 성적을 올린 팀 가운데는 최고액으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1990년까지 우승 팀과 준우승 팀에만 지급됐던 ‘가을 돈 잔치’에 1991년부터 4개 팀이 초청받았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