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라인업으로 본 양金야구 식탁

  • 입력 2008년 10월 30일 08시 04분


엔트리 변화 입맛대로 ‘용 뷔페’, 순번 바꿔도 같은밥상 ‘곰 백반’

세상엔 세가지 거짓말이 있다. 그냥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흔히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쓰레기를 집어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는 금언이야말로 통계분석의 맹점을 적시하고 있다. SK 김성근 감독과 두산 김경문 감독의 데이터 해석은 숫자 자체보다는 추세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그러나 정작 실전에서의 기용법은 대조적인데 SK 김 감독이 상대성에 비중을 둔다면 두산 김 감독은 주체성에 방점이 찍힌다.

○ SK, ‘치외법권’은 없다

한국시리즈 3차전 SK 선발 엔트리의 가장 큰 이변은 김재현이 제외된 점이다.

“3차전 당일 아침에 타순을 완성했다”는 김 감독은 2번 이진영-3번 이재원-5번 최정을 전진 포진시켰다. 특히 1-2차전 연속 홈런을 터뜨렸던 한국시리즈 스페셜리스트 김재현은 좌투수, 그리고 이혜천과의 시즌 데이터가 없다는 이유로 빠졌고, 대신 ‘좌완 킬러’로 꼽히는 루키급 우타자 이재원이 전격 배치됐다. 이재원은 이혜천 상대로 정규시즌 6타수 무안타 1볼넷이었지만 “타구의 질은 괜찮았다”고 회고했다. 좌투수 상대 타율 0.280의 이재원은 프로 데뷔 첫 안타를 이혜천에게 뽑아내 무형적 자신감도 갖고 있다. 반면 좌타자는 이진영 외에 박재상의 9번 기용이 전부였다. 이혜천을 겨냥한 일회성 맞춤형 타선이다.

○ 두산, 타순도 기(氣) 싸움이다

반면 김경문 감독은 상대가 어떤 투수를 내밀든 ‘마이 웨이’를 강조한다.

한국시리즈 들어서 잘 안 맞고 있는 고영민과 김현수가 3차전 2-3번에 배치됐고 오재원이 6번으로 옮긴 것 빼고는 선발 라인업에 변형이 거의 가해지지 않았다. 좌완-우완-잠수함 유형별로 선발-불펜 옵션이 다양한 SK를 맞아 변형타순은 그다지 효력이 없으리란 판단이 깔려있다. 또 그 이상으로 자기 선수들을 향한 신뢰가 담겨있다.

김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도 “우리 팀 베스트 선수를 믿어야 된다. (SK 선발에 따라 타순을 바꾸면) 기 싸움에서 지는 거다”라고 단언했다. 더불어 “우리 왼손 타자들이 정우람, 이승호 등 SK 불펜 투수 정도 공은 칠 수 있다고 본다. 왼손 대 왼손 매치업에 구애받지 않고 깨야 이긴다”라고 언급, 상대전적이 아닌 믿음에 방점을 찍었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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