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2승1패 리드…최정 결승 투런포

  • 입력 2008년 10월 29일 22시 41분


# Scene1 : 2008 포스트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에 아웃 카운트 1개만을 남겨둔 6회초. 김경문 감독이 덕아웃에서 나와 이혜천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다음은 아직 한 번도 출루하지 못했던 최정의 타선이었지만, 정규시즌 이혜천을 상대로 6타수 4안타에 홈런도 기록했기에 바꾸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바뀐 투수 이재우의 초구가 채 포수의 미트로 들어가기도 전에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알게 됐다. 최정의 방망이에 맞고 잠실의 하늘을 가른 타구는 좌측 관중석으로 떨어지는 투런 홈런이었다.

# Scene2 : SK의 마무리 정대현의 9회는 힘겨워보였다. 고작 1점만을 앞서 있던 한국시리즈. 힘겨운 팀 두산을 상대로 이미 8회부터 공을 던지고 있던 그였다. 최승환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3개의 안타를 맞아 벌써 주자들은 만루. 타석엔 하필 시즌 리딩히터 김현수가 들어섰다. 하지만 김현수가 때려낸 첫 공은 2루를 향해 수비위치를 잡고 있던 정근우의 발 아래로 굴러갔고, 2루 베이스를 밟은 뒤 1루로 던진 공은 김현수가 채 1루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진영의 글러브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극적인 승부! 극적인 결말이었다.

2008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SK가 최정의 결승 홈런을 앞세워 두산을 3-2로 꺾고 2연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한 발 앞서 나갔다.

앞선 2경기와 마찬가지로 3차전도 선취점은 SK의 몫이었다. 4회초 이진영의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포문을 연 SK는 이재원이 중전안타를 때려내 스코어보드에 먼저 1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두산은 곧바로 4회말 레이번에 폭투에 힘입어 동점을 만들었다.

2차전 갑작스럽게 쌀쌀해진 날씨 탓으로 기록된 실책만 5개를 범했던 양 팀은 그러나 하루 쉬고 만난 3차전에서 다시 훌륭한 경기를 펼쳐 역시 강팀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특히 2차전에서 2차례 연속 기록되지 않은 실책으로 SK를 어렵게 했던 박재홍은 4회 선두타자 고영민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점핑 캐치로 잡아내며 자칫 역전은 물론 대량 실점의 위기가 될 뻔했던 SK를 구했다.



양팀 감독들의 빠른 투수교체 타이밍은 3차전에서도 계속됐다. 이혜천을 퀄리티 스타트의 목전에서 내린 김경문 감독을 포함해 SK 김성근 감독도 5회말 레이번의 공이 높게 제구되기 시작하자 곧바로 정우람으로 교체해 불을 껐다, 김성근 감독은 윤길현-조웅천-이승호에 이어 정대현을 8회 시작부터 기용하는 초강수로 승리에 대한 강한 집념을 드러냈다.

하지만 선발 라인업에서는 양팀 덕아웃의 희비가 엇갈렸다. 2차전까지 한국시리즈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며 가을 사나이로 떠오른 김재현을 출전 명단에서 빼내고 좌투수를 감안해 이재원을 지명타자 겸 3번으로 선택한 김성근 감독은 이재원이 4회 적시타로 선취점을 안겨주는 등 대주자로 교체되기 전까지 3타석에서 2개의 안타를 때려내 성공을 거둔 반면, 전상열-이종욱-오재원-김현수로 이어지는 4연속 좌타 라인업으로 인해 SK의 좌투수 맞춤 기용에 고전했던 김경문 감독은 웬만하면 타선을 바꾸지 않던 성향에서 벗어나 6번 고영민과 2번 오재원을 맞바꾸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고영민이 5회말 2사 1,2루의 찬스에서 삼진으로 힘없이 물러나는 등 5타수 1안타 2삼진으로 부진해 아쉬움을 샀다.

두산은 6회말 2사 만루에서 SK가 조웅천을 마운드에 올리자 좌타자 유재웅을 대타로 내세웠으나 삼진을 당해 득점과 연결시키지 못했고, 7회 프로 경력 9년간 통산 3홈런에 그쳤던 최승환이 한국시리즈 첫 타석에서 홈런을 날려 1점 차까지 쫓아갔으나 결국 9회 1사 만루의 결정적인 찬스를 무산시켜 홈 첫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SK는 이날까지 3번의 경기를 통해 투, 타는 물론 수비까지 쾌조의 컨디션으로 끌어올린 데다 시리즈 전적까지 역전시켜 V2로 가는 길을 한 층 밝혀 놓았다. 두산은 비록 패하긴 했지만 이혜천이 플레이오프 6차전부터 선보였던 직구 위주의 공격적인 승부가 통하며 5.2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 다음 등판에서의 기대를 갖게 한 것은 분명 큰 수확이었다.

2승 1패로 한결 여유를 가진 SK는 4차전 선발로 올 시즌 8승 6패를 거두었던 4선발 송은범을, 반면 두산은 1차전 승리투수 랜들을 다시 내세워 배수의 진을 쳤다.

엠엘비파크 유재근 기자

사진=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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