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 2골 폭발’ 허정무호, UAE전 4-1 대승

  • 입력 2008년 10월 15일 22시 06분


허정무호가 중동 모래 언덕의 첫 관문을 가볍게 넘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한국축구 국가대표팀은 15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에서 두 골을 몰아친 이근호와 박지성, 곽태휘의 추가골에 힘입어 아랍에미레이트연합(이하 UAE)을 4-1로 꺾고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북한,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UAE과 같은 조에 속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승 1무(승점4)를 기록, 최종예선에서 기분 좋은 첫 승을 신고하며 선두도약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또한 한국은 UAE와의 역대전적에서도 8승 5무 2패로 우위를 점하게 됐다.

한국축구가 다시 살아났다. 화끈한 공격축구는 슬럼프에 빠져 있던 한국축구의 돌파구였다.

이날 4-4-2 포메이션의 투톱에 기용된 이근호(대구)와 정성훈(부산)은 승리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장신 스트라이커 정성훈은 높은 타점과 안정된 골키핑 능력으로 많은 공간을 창출해냈고, 이 틈을 빠른 발을 가진 이근호가 놓치지 않고 파고 들었다. 특히 이근호는 전반 20분 선취골을 뽑아내며 경기를 쉽게 풀어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고, 한 점차로 쫓기던 후반 35분 쐐기골까지 터뜨리며 절정의 골감각을 선보이기도.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뛰어난 역량도 유감 없이 발휘됐다. 박지성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했지만, 상대의 밀집수비를 뚫기 위해 좌우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활동량을 과시했고, 중앙으로 포지션을 옮겨 공격축구를 진두지휘했다.

오랜만에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이던 포백 수비진은 한 순간의 방심으로 낙제점을 받았다. 2-0으로 앞선 후반 26분 집중력이 결여된 중앙 수비수 조용형은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알 하마디(알 아홉리)에게 볼을 빼앗겨 어이없이 골을 내주고 말았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결코 ‘방심은 금물’이라는 교훈을 얻은 순간이었다.

장신 공격수 정성훈의 슈팅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전반 12분 중원에서 올라온 볼을 문전쇄도하던 김동진이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왼쪽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중원의 강한 압박과 좌우 측면을 흔드는 플레이로 상대의 밀집수비를 허물던 한국은 전반 20분 만에 선취골을 터뜨리며 대승을 예감했다. 이청용의 킬패스를 이어 받은 이근호가 통쾌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가른 것. 이근호는 지난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도 후반 교체투입돼 2골을 몰아친 바 있다.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선제골을 뽑아낸 한국은 5분 뒤 ‘캡틴’ 박지성의 추가골로 기세를 올렸다. 이영표의 낮은 크로스가 상대 수비에 맞고 굴절되자 문전 앞에서 기다리던 박지성이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슈팅이 사각지역으로 꽂힌 탓에 상대 골키퍼도 손쓸 방법이 없었다.

공수에서 짜임새 있는 플레이로 상대를 계속해서 몰아부쳤지만 더이상의 추가골 없이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5분 기성용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부상을 당한 이청용 대신 교체투입된 ‘스페셜프리키커’ 김형범이 후반 13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날카로운 슈팅을 선보였지만,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일방적인 공세를 펴던 한국은 후반 21분 오른쪽 측면에서 오버래핑을 시도한 이영표의 크로스를 쇄도하던 정성훈이 멋진 헤딩슛을 날렸지만, 왼쪽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갔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 26분 우려했던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조용형이 상대 알 하마디(알 아홉리)에게 볼을 빼앗겨 어이없이 실점을 한 것. 한 순간에 흐트러진 집중력이 실점으로 연결된 최악의 상황이었다.

한 점차로 쫓기던 한국은 후반 35분 기성용 대신 조원희를 투입하며 수비력을 강화했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후반 37분 박지성의 패스를 이어 받은 이근호가 멋진 오른발 슈팅으로 쐐기를 박았다.

기세를 올리던 한국은 후반 43분 허 감독의 첫번째 ‘황태자’ 곽태휘가 팀에 네 번째 골을 안기며 대승을 마무리했다. 김형범의 코너킥을 상대 수비 뒤에서 껑충 솟구쳐 올라 헤딩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사진=스포츠동아DB

[관련기사]‘일인다역’ 박지성, ‘최고의 리더십 뽐내다’

[관련기사]이근호, 올림픽 아픔 씻고 허정무호 간판 킬러 ´우뚝´

[관련기사]정성훈·이근호, 허정무호 ´쌍포´ 낙점

[화보]월드컵최종예선 한국vsUAE 경기현장 생생화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