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장애 대표팀 막내 ‘1급투혼’

  • 입력 2008년 9월 10일 03시 02분


금메달을 목에 건 박건우(오른쪽)가 김진한 코치와 함께 시상식을 마친 뒤 금메달을 깨물어보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금메달을 목에 건 박건우(오른쪽)가 김진한 코치와 함께 시상식을 마친 뒤 금메달을 깨물어보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 보치아 金 박건우

대표팀 막내 박건우는 태어날 때 뇌에 산소 공급이 제대로 안 돼 1급 장애를 갖게 됐다. 말 하는 것 빼놓고는 혼자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런 소년이 보치아 BC3(최중증 장애 등급) 결승에서 그리스 선수를 3-2로 꺾고 한국에 세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박건우가 장애인 올림픽 특화 종목인 보치아를 시작한 것은 은광학교 중3 때인 2005년. 체육교사 김진한(38) 씨는 “처음 건우를 봤을 때 장애 정도가 너무 심해 보치아도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정신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부모에게 권했다”고 말했다. 보치아는 표적으로 흰색 공을 하나 던져 놓고 양쪽 선수가 빨간색 또는 파란색 공을 6개씩 던지거나 굴려서 상대방보다 표적에 가까이 간 공에 1점씩 줘서 점수를 합산하는 경기다.

아들이 운동하는 것을 처음에 반대했던 부모는 며칠 뒤 “내 인생을 부모님이 책임지실 것이 아니라면 운동을 하게 해 달라”는 아들의 말을 듣고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박건우는 이를 악물고 연습했다. 김 교사는 그런 건우를 ‘독종’이라고 했다. 보통 10년 정도 해야 세계 정상급 선수가 되지만 박건우는 3년 만에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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