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 아가에게 ‘金’ 주고 싶었는데…”

  • 입력 2008년 9월 8일 02시 55분


7일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에 출전한 김임연. 이미 올림픽 3연패를 이룬 그는 이날 7위에 그쳤지만 미소를 짓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7일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에 출전한 김임연. 이미 올림픽 3연패를 이룬 그는 이날 7위에 그쳤지만 미소를 짓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김임연, 사격 여섯번째 金 도전은 실패

“남은 두경기 최선… 선수 위원도 노려”

마지막으로 쏜 탄환은 9.8점을 기록했다. 결선 100.3점을 보태 총점 486.3점.

선두 베로니카 바도비코바(슬로바키아)에게는 8.5점이 뒤졌다. 2000년 시드니 장애인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웠던 세계기록 497.1점에는 10점 이상 모자랐다. 1992년 바르셀로나부터 2000년 시드니 대회까지 여자 사격 3연패를 달성했던 김임연(41·KB국민은행)의 여섯 번째 금메달은 쉽지 않았다.

“지난해 태어난 아기에게 꼭 금메달을 선물해 주고 싶었는데….”

김임연은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경기 첫날인 7일 베이징 사격장에서 열린 여자 사격 10m 공기소총 입사 결선에서 8명 가운데 7위에 그쳤다.

원하던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베테랑 사수는 의연했다. 결선을 마치고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 바도비코바에게 웃으며 악수를 건넬 때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경기장을 나서는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4세 때 소아마비를 앓은 김임연은 장애인 사격계의 독보적인 존재였다. 역대 장애인올림픽에서 금 5, 은 2, 동메달 1개를 휩쓸었다.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는 은메달에 머물렀던 그는 이듬해 경찰청장기 사격대회에서 유산의 아픔을 겪었다. 어렵게 다시 가진 아이가 세상 빛을 본 것은 지난해 4월. 하지만 올림픽 준비를 위한 합숙훈련을 시작하면서 아이를 보는 건 주말에나 가능했다.

“다른 선수들이 너무 잘 쐈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만족하지만 제대로 보살펴 주지 못한 아기에게 금메달로 미안한 마음을 덜고 싶었다.”

김임연은 9일 50m 스탠더드 소총 3자세, 11일 10m 공기소총 복사 출전을 남겨두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명중시킬 게 남았다.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선수위원에 당선되는 것. 14명의 후보자 가운데 6위 안에 들면 선수위원이 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화보]베이징 장애인올림픽 선수 입장

[화보]휠체어 탄채 공중 30m 밧줄타고 성화 점화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