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괴물 김광현 ‘金 타선’도 삼켰다

  • 입력 2008년 8월 29일 08시 41분


두산전 변화무쌍 변화구+150km 강속구 6이닝 4실점

SK 김광현(20)은 이제 ‘전국구 스타’로 손색없다. 세계도 인정한 ‘괴물’ 투수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베이징올림픽에서 그를 상대한 일본 타자들에게는 공포의 존재였다. 베이징에서 ‘금의환향’한 뒤 첫 경기에서도 김광현은 명성에 걸맞은 투구로 전국의 팬들에게 ‘금 사례’를 했다.

28일 문학 두산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9개나 잡아내며 7안타 4실점, 시즌 12승째(4패)를 따냈다.

○‘일본 킬러’+‘두산 킬러’=한국 최고 투수?

지난해 11월 한국 챔피언 SK의 ‘히든카드’로 코나미컵에 출전해 일본 챔피언 주니치 타자들의 간담을 서늘케 한 김광현. 채 1년도 안돼 그는 ‘일본 킬러’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왼손투수에 약했던 일본이지만 이제 갓 스무살 ‘애송이’에게 너무도 심한 일격을 당한 것이다. 이선희-구대성의 계보를 잇는 김광현의 출현은 한국야구에 축복인지도 모른다.

이날 두산 김경문 감독이나 타자들은 모두 김광현의 선발등판에 꽤나 부담스러운 표정이었다. 김 감독은 “어제 한경기 이겨서 9연패를 끊었으니 편안하게 하겠다”고 말했고, 일본과의 예선전에서 좌완 이와세 히토키를 상대로 대타 결승타를 때려낸 좌타자 김현수도 ‘김광현에게도 자신 있느냐’는 물음에 묵묵부답일 뿐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광현은 올 시즌 두산전 5경기에 선발등판해 3승1패, 방어율 2.76을 기록했다. 신인이던 지난해에는 두산전 4경기에서 2패, 방어율 4.91로 부진했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에 ‘깜짝’ 선발등판해 승리를 낚으면서 사정은 180도 달라졌다. 이후 김광현은 두산뿐 아니라 전 구단을 주눅들게 했다.

○벌써부터 기대되는 ‘김광현 효과’

이날 김광현의 가장 강력한 주무기인 직구는 최고 시속 150km까지 찍혀 나왔고, 보조 엔진인 커브와 슬라이더도 각각 최고 124km와 137km를 기록했다. 특히 변화무쌍한 궤적을 그린 변화구에 두산의 강타선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순식간에 휘는 뱀꼬리처럼 타자 앞에서 뚝뚝 떨어지는 커브와 슬라이더에 두산 타자들은 4회까지 매회 삼진의 제물이 됐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홍성흔-이대수-전상렬에게 3연속안타를 맞고 강판당한 뒤 구원투수 윤길현이 최승환에게 주자 일소 2루타를 허용하는 바람에 실점이 4로 불어났을 뿐 전반적으로는 김광현의 위력투에 두산 타자들이 절절 매는 분위기였다.

올해 한국시리즈도 지난해의 복사판이 된다면 유독 두산에 강한 김광현을 보유한 디펜딩챔피언 SK의 심적 우월감은 무시하지 못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문학|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사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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