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혁 태권도대표팀 감독 “태진이가 한 풀어줘 눈물”

  • 입력 2008년 8월 22일 13시 42분


“태진이가 맺혔던 한을 풀어줘 눈물이 났습니다.”

21일(한국시간) 태권도 68kg급 경기가 열린 과학기술대체육관.

손태진의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백발의 김세혁 감독은 격한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선수가 눈물을 닦는 모습은 자주 볼 수 있지만 지도자가, 그 것도 올림픽에서 여러 차례 금메달의 감격을 맛본 베테랑 지도자가 흘린 눈물이었기 때문에 많은 화제가 됐다.

하루 뒤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김 감독은 눈물을 참을 수 없었던 이유를 공개했다.

김 감독은 “예선부터 결승까지 태진이가 너무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어린 선수가 세계챔피언들을 1점차로 물리치고 큰 일을 해내 나도 모르게 가슴이 찡해졌다”고 말했다.

또 김 감독은 “태진이가 금메달이 확정된 후 눈물을 흘리자 아버지 같은 마음에서 나도 모르게 하염없이 눈물이 나오더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인터뷰에서 손태진의 금메달이 그 어떤 것보다 귀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종목은 시드니올림픽과 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이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던 종목인데 정말 어린 선수가 강호들을 모두 격파하고 금메달을 따냈다는 것”이 그의 주장.

김 감독은 이어 “태진이가 이 종목에서 오랫동안 맺혀 있던 한을 풀어줘 눈물이 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어제 경기에서 드러났듯이 태권도는 1점차 승부가 많이 나는 세계 각국이 고른 기량을 갖춘 스포츠가 됐다.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없다면 앞으로는 종주국의 명예를 지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뼈 있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한편 이날 코리아하우스를 찾은 문대성 교수는 IOC 선수위원 당선 기자회견에 앞서 “태진이와 수정이가 귀중한 금메달을 따냈다”며 두 선수의 금메달을 축하했다.

베이징=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사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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