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브르셀라시에의 굴욕… 마라톤 포기하고 뛴 1만m서 6위 그쳐

  • 입력 2008년 8월 19일 03시 01분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35)는 남자 마라톤 세계기록(2시간04분26초) 보유자다. 케네니사 베켈레(26)는 트랙 1만 m 세계기록(26분17초53)을 갖고 있다.

‘장거리 왕국’ 에티오피아의 살아 있는 두 전설이 육상 남자 1만 m에서 세기의 맞대결을 펼쳤다. 게브르셀라시에는 베이징의 대기 오염이 심각하다는 이유로 마라톤 출전을 포기했다.

베켈레는 17일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27분01초17로 우승했다. 2004년 아테네 대회에 이은 올림픽 2연패. 게브르셀라시에는 27분06초68로 6위에 그쳤다.

에티오피아는 트랙을 25바퀴나 돌아야 하는 ‘인내의 경기’ 1만 m에서 올림픽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앞선 2연패의 주인공은 바로 게브르셀라시에였다.

유도 73kg급 은메달리스트 왕기춘(20·용인대)이 이원희(27·한국마사회)의 훈련 상대였던 것처럼 베켈레는 게브르셀라시에의 연습 파트너였다.

베켈레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1만 m에서 게브르셀라시에가 우승하는 장면을 TV로 보고 육상을 하겠다고 결심했고 우상인 게브르셀라시에의 훈련을 도와주면서 실력이 부쩍 늘었다. 베켈레는 이날 금메달을 딴 뒤 “게브르셀라시에로부터 레이스 운용 전술을 배웠던 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2003년 파리 세계선수권 1만 m에서 처음 게브르셀라시에를 꺾은 베켈레는 2004년 아테네에서 올림픽 3연패를 노리던 게브르셀라시에를 다시 눌렀다. 5위에 그친 게브르셀라시에는 마라톤으로 종목을 바꿨고 지난해 9월 베를린에서 세계기록을 세웠다.

베이징=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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