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양태영 ‘혼자 너무 무거운 짐을 졌나’

  • 입력 2008년 8월 12일 16시 57분


혼자서 너무 무거운 짐을 진 탓일까. 대표팀의 최고참이자 ‘아테네 오심 악몽’에서 누구보다 탈출하고 싶어 했던 양태영(29.포스코건설)은 경기 내내 표정이 어두웠다.

양태영은 12일(한국시간) 국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단체전 결선에서 마루운동-안마-링-도마-평행봉-철봉 등 6종목에 출전했지만, 허무한 실수를 연발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양태영은 대표팀의 첫 종목인 안마에서 힘이 넘치는 연기를 펼치지 못하며 13.525점을 얻는데 그쳤다.

이어 링과 도마에 출전한 그는 불안한 착지로 감점을 당해 각각 14.750점, 15.450점에 머물렀다.

특히 주종목 평행봉에서의 실수는 부진을 만회하려던 양태영의 자신감을 송두리째 뺏어갔다. 물구나무 동작에서 양다리를 곧게 펴지 못하고 뒤로 젖혀졌기 때문. 다행히 포기하지 않고 균형을 바로 잡긴 했지만, 연기를 끝낸 양태영은 이미 고개를 떨군 상태였다.

양태영의 부진은 고스란히 대표팀 총점으로 이어졌고, 결국 5위에 그치고 말았다. 양태영이 평소처럼만 했더라면, 4위 독일(274.600점)은 물론 3위 미국(275.850점)과 2위 일본(278.875점)까지도 충분히 넘어 설 수 있었기에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사실 양태영의 부진은 예고된 결과였다. 올림픽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강도 높은 훈련 도중 허리를 삐끗했기 때문. 철봉 연습도 거의 하지 않고 최근에서야 다시 훈련을 재개할 수 있었다.

또 양태영을 제외하고 6종목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후배들이 없어 자연스레 훈련량 이 많아졌고, 급기야 한국 체조 메달 획득에 부담감까지 느꼈다.

그러나 양태영은 아테네 올림픽 오심 파문을 실력으로 명예를 회복하고 싶어했고, 베이징올림픽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부상의 덫’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대표팀의 부진을 통감한 듯 인터뷰를 거절한 채 경기장을 빠져나간 양태영은 오는 14일 개인종합 결선과 19일 평행봉 결선(19일)에서 금메달의 한을 풀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베이징=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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