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권총 진종오 공개 훈련서 금빛 눈매 ‘번뜩’

  • 입력 2008년 8월 6일 02시 59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머리까지 짧게 깎은 한국 권총의 간판스타 진종오가 5일 훈련을 마친 뒤 각오를 밝히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사진공동취재단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머리까지 짧게 깎은 한국 권총의 간판스타 진종오가 5일 훈련을 마친 뒤 각오를 밝히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사진공동취재단
10m 뒤 표적물은 검은 바둑알처럼 보였다. 천천히 총을 들어 자세를 잡은 그의 시선은 바둑알 정중앙의 미세한 점에 미동도 없이 꽂혔다.

20여 초의 적막을 ‘팽’ 하는 가벼운 공기권총 발사 소리가 깬다. 이런 숨조차 멎을 듯한 동작을 그는 고독하게 반복했다.

5일 중국 베이징 서쪽 지역에 위치한 베이징 사격관. 공개 훈련에서 만난 진종오(29·KT)의 머리는 거의 삭발에 가깝게 짧았다. “그냥 (머리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았어요. 덥고 해서 샤워도 자주 하니까요.”

진종오의 위치는 4년 전과 많이 달라졌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선수로 참가해 은메달을 땄지만,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기대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기 때문.

더군다나 개막 다음 날인 9일 오후 3시 10m 공기권총 결선을 펼치는 탓에 ‘한국 첫 금메달 유력’이라는 부담까지 더해졌다.

그는 “부담스럽지만 최대한 신경 안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사격은 조금의 떨림도 허용되지 않는 경기. 가냘픈 체격의 이호림(20·한국체대)이 한 손으로 어떻게 총을 들고 자세를 유지하는지 궁금했다. 이호림은 “사격을 처음 시작했을 때 총 무게와 비슷한 2kg짜리 아령을 들고 자세 유지 연습을 반복했다”며 웃었다.

김선일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다. 종오가 너무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성적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격대표팀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갑순, 이은철 이후 끊겼던 금 사냥을 16년 만에 성공할지 관심사다.

베이징=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베이징=스포츠레저부 황인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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