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역사향기 물씬… 베이징이 즐겁다

  • 입력 2008년 8월 6일 02시 59분


■ 베이징에서 꼭 보고 체험해야 할 것들

축제의 도시,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무엇을 봐야 할까.

넘쳐나는 볼거리로 행복한 고민이 깊어진다. 이 중 올림픽 덕분에 볼 수 있거나 올림픽 때만 경험할 수 있는 곳들과, 중국인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들썩이는 골목길을 찾아봤다.

○ 백미(白眉)만 모았다

올림픽공원 중심지역(올림픽 주경기장 북쪽)에 큼직한 천막 30개가 세워졌다. ‘상서로운 구름의 작은 집’이란 뜻을 지닌 이 ‘상윈샤오우(祥雲小屋)’는 각각 80∼100m² 크기. 중국의 국보급 무형문화재를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곳이다.

중국 22개 성과 4개 직할시 등 30개 지방별로 각각 1개의 상윈샤오우를 배정받아 지역 특유의 문화를 농축해 소개하고 있다. 한 예로 후베이(湖北) 성은 이곳에서 무당파 제15대 장문인이 직접 무술 시범을 보인다. 이렇게 출연하는 무형문화재급 인사가 100여 명에 이른다.

전시품 역시 진귀한 것들이다. 베이징 시는 궁정생활을 주제로 공간을 꾸몄다. 전시물의 가치는 1000만 위안(약 15억 원)에 이른다. 차의 고장 윈난(雲南) 성은 ‘차와 산, 사람과 집’을 주제로 중국 차 문화의 과거와 오늘을 조망하고 있다. 묵을수록 맛있고 몸에 좋다는 푸얼(普이)차 180kg으로 벽돌을 찍듯 가공해 만든 병풍도 있다.

중국 언론들은 이곳을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와 중국 문화부가 공동으로 마련한 대규모 전시 활동 ‘중국 이야기(中國故事)’의 정수로 꼽고 있다. 9일 개관해 다음 달 17일 문을 닫는다. 다만 경기 입장권이 있어야만 볼 수 있는 게 아쉽다.

○ 봤으나 또 봐야 할 곳

지난달 16일 보수를 마치고 새 얼굴을 드러낸 쯔진청(紫禁城) 최대 전각인 타이허뎬(太和殿)은 놓치지 말아야 할 곳. 황제들이 즉위식이나 결혼식 등 큰 행사를 치렀던 이 전각은 중국 3대 전각 중 하나로 쯔진청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이다.

지난달 말 301년 만에 개방된 청나라 때의 황실 정원 위안밍위안(圓明園)의 미공개 구역도 마음을 끈다. 모습을 드러낸 ‘주저우(九州)’ 구역은 위안밍위안 중에서도 가장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했다. 더구나 요즘 위안밍위안에는 연꽃이 한창이라 풍치를 더한다. 참고로 위안밍위안을 관람할 때는 시간을 넉넉히 잡는 게 좋다.

스차하이(什刹海) 부근 궁왕푸(恭王府) 미공개 공간도 이달 중 232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그동안 궁왕푸는 정원만 볼 수 있었는데 3년에 가까운 보수를 거쳐 이번부터 관저도 볼 수 있게 됐다.

○ 10곳의 대표적 풍물거리

최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베이징의 특색 풍물거리 10곳을 소개했다. 우선 톈안먼(天安門) 광장의 정남쪽에 위치한 첸먼(前門)거리와 인근 다자란(大柵欄)이 눈길을 끈다.

개막일 하루 전인 7일 개방하는 첸먼거리는 청나라 말기와 중화민국 시대의 대표적인 상업지구다. 전차가 오가는 1920, 30년대풍의 쇼핑거리에는 중국의 전통 브랜드숍이 즐비하다. 뒤쪽으로는 빽빽한 중국 전통가옥들 사이로 후둥(胡洞·골목)들이 거미줄처럼 이어졌다.

첸먼거리에 붙어 있는 다자란에는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한약방 퉁런탕(同仁堂), 고급차 판매점인 장이위안(張一元), 만두집 거우부리(狗不理) 등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의 전통명가들이 있다.

다자란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류리창(琉璃廠)은 붓과 묵, 도장, 골동품으로 유명하다. 막상 가보면 좀 썰렁하나 조선 사신들의 베이징여행기인 연행록에 단골로 등장하는 유서 깊은 거리다. 200∼300년 전 우리 선조들은 이곳에서 책과 문방구를 사고, 중국의 지식인들과 교류했다.

스차하이 카페골목은 맛이 색다르다. 넓은 호수를 둘러싼 멋진 카페들에서 중국의 젊은이들이 사랑을 속삭인다. 오후에 앞서 소개한 궁왕푸와 인근 후둥을 돌아본 뒤 어스름한 저녁 무렵 배를 타거나 맥주를 즐긴다.

차 마니아라면 가볼 만한 베이징서역 부근의 마롄다오차예제(馬連道茶葉街), 게임기와 악기를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뎬완웨치제(電玩樂器街), 카페골목 싼리툰(三里屯), 원나라 때 거리로 고풍스러운 카페들이 많은 난뤄구샹(南(나,라)鼓巷), 유명한 왕푸징(王府井)과 왕푸징 간식거리, 주말에 북적이는 판자위안(潘家園) 골동품시장 등도 여행자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마지막으로 팁 하나. 전통 골목을 다닐 때 정문 앞에 ‘라오쯔하오(老字號)’ 문패가 붙은 상점이 진짜 ‘원조’다.



베이징=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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