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넘으면 사우디, 험난한…지옥의…모래길

  • 입력 2008년 6월 28일 08시 17분


○사우디…19년간 이겨보지 못한 최대 난적

한국킬러 ‘알 카타니’ 위력 건재

한국은 이번 최종예선 10개국 가운데 호주(5승8무7패)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3승6무5패)에게 상대 전적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1989년 10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이탈리아월드컵 예선에서 2-0으로 승리한 후 6차례 만나 3무3패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고, 2006독일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한 조에 속해 2차례 모두 패했다.

사우디는 3차예선 4조에서 초반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0-3으로 완패하는 등 고전했으나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5승1패(조 1위)로 무난하게 최종예선에 안착했다. 3차예선 막판 엘리우 도스 앙구스(브라질)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자국 출신의 나세르 알 조하르를 영입하며 이번 최종예선에 대비했다. 알 조하르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 사우디를 이끌고 출전한 경력이 있다.

요주의 공격수는 2007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야세르 알 카타니(26). 알 카타니는 2005년 알 카디시야에서 알 힐랄로 이적할 당시 2000만달러(190억원)의 이적료로 화제를 뿌렸던 선수다. 2005년 3월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의 경기에서는 1골1도움으로 맹활약했고, 사우디가 준우승을 차지한 지난해 7월 아시안컵에서도 4골을 터뜨리며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북한…선취골 내주면 역전 장담 못해

9명이 수비가담 ‘철의 방어벽’

북한대표팀은 3차 예선에서 한국과 2차례 맞대결을 펼쳐 전력이 대부분 노출됐다. 북한 축구의 특징은 두꺼운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 위주로 경기를 풀어간다는 점이다.

북한의 가장 큰 강점은 안정된 수비에 있다. 북한의 김정훈 감독은 수비시 5-4-1로 선수들을 배치한다. 골키퍼를 제외한 9명의 선수들이 수비에 가담해 탄탄한 방어벽을 형성한다. 3차 예선 6경기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했을 정도로 수비수들 간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뛰어나다.

공격은 해외파 정대세(가와사키)와 홍영조(베자니아)를 비롯해 문인국(4.25) 등 빠른 스피드와 개인기, 파워를 두루 갖춘 선수들이 책임진다. 수비에서 이어지는 볼은 대부분 정대세와 홍영조에게 연결돼 빠른 역습을 전개한다. 정대세와 홍영조는 3차 예선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득점포를 가동하며 북한의 최종예선 진출을 이끌었을 정도로 득점력을 겸비한 선수들이다. 최종 예선에서도 북한의 이러한 스타일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차 예선보다 더욱 강한 상대들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어 더욱 견고한 수비라인을 갖추는데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최순호 울산미포조선 감독은 “골을 넣기 쉽지 않은 상대이기 때문에 먼저 실점하면 경기를 뒤집기 어려운 상대”라고 분석했다.

○이란…역대전적 팽팽, 그러나 중동 강호

알리 카리미등 유럽파 수두룩

이란은 아시아 전통의 강호다. FIFA 랭킹은 48위로 한국(45위)보다 3계단 낮지만 아시아 국가 중 유럽 빅리그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을 가장 많이 보유했을 정도로 저력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최근 이란 축구가 전성기를 지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3차 예선에서 시리아, UAE, 쿠웨이트 등과 한조에 속해 3승3무로 5조 1위를 차지했지만, 6경기에서 7골에 그쳤을 정도로 예전 만큼의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홍명보 올림픽팀 코치는 “이란이 한국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전력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주전들의 노쇠화 등 세대교체에 실패한 듯 하다”고 말했다.

독일 명문클럽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하다 카타르리그로 이적한 알리 카리미(카타르SC), 최근 프리미어리그 풀럼과 계약한 안드라니크 테이무리안,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 등에서 뛰었던 페리돈 잔디, 자바드 네쿠남(스페인 오사수나)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지휘봉은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알리 다에이가 잡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란 프로팀 페르세폴리스 감독을 지냈던 지한파 압신 고트비가 한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보여 이 점도 부담스럽다.

○UAE …무조건 2승 제물로

수비벽 모래성…B조 최약체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은 2002년 월드컵에서 세네갈의 8강 돌풍을 이끈 브뤼노 메추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있다. 메추는 UAE 클럽 알 아인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았다.

UAE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후 아시아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으나 메추가 취임한 후 2007년 걸프컵에서 사상 첫 우승을 거뒀고, 결국 이번 최종예선까지 진출했다.

UAE는 3차 예선에서 이란, 시리아, 쿠웨이트와 한 조에 속해 2승2무2패로 시리아와 승점까지 같았으나 골득실에서 앞서 간신히 2위로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13골을 넣었지만 7골이나 내줄 정도로 수비에서 취약점을 보이고 있다.

B조에서 가장 약체로 꼽혀 한국으로서는 UAE와의 2경기에서 반드시 승점 6을 챙길 필요가 있다.

한국은 UAE와 역대 전적에서 7승5무2패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 2003년 세계청소년선수권 호주와의 16강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을 8강으로 이끈 공격수 이스마일 마타르가 위협적이다. 마타르는 2,3차 예선 8경기에 모두 출전해 5골을 몰아넣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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