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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6월 27일 0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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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선동열(45) 감독은 26일 대구구장 3루쪽 덕아웃에 앉아 기자들과 얘기를 나누다 맞은편 덕아웃에 홀로 앉아있는 LG 김재박(54) 감독을 보더니 이같이 말하며 겸연쩍게 웃었다.
9살 차인 둘은 82년 세계선수권 때 처음 만났다. 선 감독은 당시 고려대 2학년으로 대표팀 막내였고, 김 감독은 최선참급으로 우승의 주역이 됐다. 그래서 선 감독은 지금도 가끔씩 “재박이 형”이라며 당시를 회상하곤 한다.
그런데 김 감독은 전날까지 9연패를 당하고 있었다. 선 감독으로서는 3연전 첫날 서로 만나봤자 연패 중이라 특별히 할 말도 없어 인사를 하지 못했다. 1승1패라도 나눠가졌으면 모를까 2승을 해버리고 나니 더더욱 인사하기가 미안했던 모양이다.
선 감독은 “아마 오늘은 저쪽이 이길 겁니다”라고 말했다. “오늘 져줄 것이란 말이냐”는 짓궂은 질문에 “져주는 게 아니라 오늘은 저쪽이 이길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더니 “기자들이라도 저쪽에 가서 재박이형과 얘기를 나누라”며 등을 떠밀었다. “삼성이 져준다고 하더라고 전하면 되느냐”는 농담에 선 감독은 “그러면 듣는 사람 더 화나니까 제발…”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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