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락 vs 호날두…“널 울려주마”

  • 입력 2008년 6월 19일 08시 32분


제대로 만났다. 강력한 우승 후보끼리 미리 만난 것은 조금 아쉽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미리 보는 결승전처럼 즐길 수 있어서 좋다. 포르투갈과 독일, ‘테크닉’과 ‘파워’의 정면 승부로 볼 수 있다. 이들은 20일 새벽 3시45분(한국시간) 스위스 바젤 상크트 야콥파크에서 유로 2008 4강 티켓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통산 상대전적은 15차례 싸워 7승5무3패로 독일이 우위다. 하지만 이번 대회 예선리그 경기력을 보면 포르투갈이 훨씬 앞선다.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의 포르투갈은 A조에서 터키를 2-0, 동유럽 강호 체코를 3-1로 완파하고 일찌감치 8강행을 확정지었다. 마지막 3차전이던 공동 개최국 스위스와 경기에는 주전들을 빼는 바람에 0-2로 졌지만 포르투갈의 경기력은 자타가 인정하는 우승 전력이다.

반면 독일은 B조에서 폴란드를 2-0으로 꺾고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크로아티아에 1-2로 덜미를 잡혔고, 최약체 오스트리아에 1-0 진땀승을 거뒀다. 하지만 토너먼트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독일이기에 어느 팀도 쉽게 얕볼 수 없다.

뭐니뭐니해도 관심의 초점은 스타들끼리의 맞대결이다. 현역 세계 최고의 골잡이인 호날두(맨유)와 뛰어난 플레이메이킹과 강력한 중거리슛을 앞세운 발락(첼시). 프리미어리그의 라이벌인 맨유와 첼시의 핵심 멤버들이 이번에는 유럽선수권에서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호날두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더블’을 차지했고, 득점상도 휩쓸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호날두는 체코와의 2차전에서 현란한 드리블과 정교한 크로스, 무회전 프리킥을 뽐내며 1골 1도움으로 맹활약, ‘역시 최고의 스타’라는 찬사를 받았다. 호날두는 “독일은 훌륭한 팀이고, 굉장히 성숙한 팀이다”면서도 “하지만 우리에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 선수들은 경험이 많다. 우리는 경기장에서 무엇을 해야할 지 잘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로 2004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은 포르투갈은 독일을 넘어 이번에는 반드시 정상에 서겠다는 각오이다. 또 2006독일월드컵 3-4위전에서 독일에 1-3으로 패한데 대한 설욕을 벼르고 있다.

반면 발락도 반드시 이겨야할 이유가 여럿 있다. 프리미어리그와 챔스리그에서 맨유의 호날두에 당한 설움을 되돌려 주려한다. 발락의 진가가 가장 빛난 것은 오스트리아와의 3차전이다.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4분 강력한 오른발 프리킥 골을 성공시키며 독일의 8강행을 이끌었다. ‘발락의 독일대표팀’이라는 말이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그만큼 발락의 비중은 높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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