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융의 일본·일본야구] 리오스 공끝, 日마운드 이해해야 살아난다

  • 입력 2008년 6월 6일 08시 40분


한국 프로야구의 MVP 출신 투수인 다니엘 리오스(야쿠르트·사진) 2군 추락은 한일야구의 격차라기보다는 본인에게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리오스는 11경기에 등판해 2승 7패 방어율 5.46(64.1이닝 39자책)에 머물렀다. 센트럴리그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나쁜 방어율이다. 또 리그 최다패-최다실점-최다자책점-최다피안타의 불명예를 떠안고 있다.

부진의 원인을 따져보면 일단 용병은 계약 조건에 따라 실적이 유동적인 경향이 강한데 야쿠르트가 어떻게 매니지먼트를 하는지 의문이다. 또한 야쿠르트는 ‘한국에서 통했으니 일본에서도 잘 할 수 있다’고 판단했는지 모르지만 일본은 한국보다 더 섬세한 야구를 한다. 사인, 견제, 퀵모션만 봐도 그렇다. 리오스가 일본에서 자꾸 보크에 걸리는 것도 이런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아울러 일본야구는 스트라이크존이 한국보다 좁은 편이고, 타자들의 공격 방식도 사뭇 다르다. 한국은 공격적이고, 그만큼 삼진도 많다. 그러나 일본타자들은 선구안을 중시한다. 벤치 사인이나 타자들의 인식도 볼 카운트 1-2, 2-2, 0-2에서 한국이라면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가는 편이지만 일본타자들은 여기서도 기다리는 쪽이다. 따라서 일본에서 통하려면 컨트롤이 무척 중요한데 리오스는 한국과 달리 이 차이에 적응을 못하고 있고, 그것이 지금의 현실로 이어진 듯하다. 결국 정교한 컨트롤 혹은 타자를 압도하는 스피드 중 하나는 갖춰야 한다. 스피드가 있어야 다른 변화구도 살아난다.

현재까지 일본 프로야구의 최고 용병으로 타자는 요미우리의 알렉스 라미레스, 투수는 야쿠르트의 임창용을 꼽고 싶다. 일본은 특히 실적을 강조한다. 내년에 당장 임창용이 1억 엔 연봉이 되긴 어렵겠지만 이 페이스라면 대폭 상승이 예상된다.

또 한국 프로야구 출신 용병 중 타이론 우즈는 주니치란 팀과 완전히 조화를 이뤘다. 반면 요미우리 세스 그레이싱어는 타선 지원을 너무 못 받고 있다. 최근의 요미우리 야구론 투수가 3점 이상 내주면 무조건 지는 분위기니까 투수가 완봉을 해야 승리를 기대할 형편이다.

김 일 융 스포츠동아 일본통신원

1968년 요미우리에 입단해 83년까지 던졌다. 84년

부터 3년간 한국 프로야구 삼성의 에이스로 활약했

다. 일본으로 돌아가 요코하마, 다이에와 야쿠르트를

거친 뒤 92년 은퇴했다. 한·일 통산 170승을 거뒀다.

[관련기사]선동열이 본 임창용과 리오스

[관련기사]야쿠르트 리오스 2군 추락

[관련기사]일본 간 리오스 7패째…2군행 위기

박봉성표 감동의 성찬 ‘마법의 손’ 9일부터 연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