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야구명문고 출신 선배들이 부러웠던 박석민은 전날 9회말 임세원의 끝내기 2루타로 대구고가 극적인 2-1 승리를 거두자 혼이 나간 모양. 박석민과 룸메이트인 김재걸은 27일 목동구장에 나와 “얼마나 소리를 질렀던지 같은 호텔에 묵은 외국인이 신고까지 했다. 나중에는 대성통곡하며 울더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박석민은 “후배들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며 감격이 채 가시지 않은 듯 하늘을 쳐다보며 숨을 토했지만 주위에서는 이를 다르게 해석했다. 경남고 출신의 팀 선배 강봉규와 10만원 내기를 걸었는데 성남고 출신의 박종호도 강봉규쪽에 돈을 걸었다는 것. 주위에서는 “20만원 벌었다고 그렇게 우냐”며 혀를 차자 박석민은 “그게 아니다”며 손사래를 치기 바빴다.
과연 연봉 3200만원의 박석민은 왜 울었을까. 스무세살의 젊은 나이에 전통의 강호 삼성 4번타자 자리를 꿰찼지만 여전히 귀여움을 받는 ‘어린 사자’다.
목동=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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