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8년 5월 8일 08시 57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최근 행보를 보면 어딘가 힐먼의 ‘냄새’가 배어있다. 팀 훈련 스타일과 매니지먼트는 메이저리그식인데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곳곳에서 정통 미국야구와 비교할 때 이질감이 느껴진다.
○중심타선 외엔 전원 번트?
한화 김인식 감독은 7일 롯데전을 앞두고 “(미국에서 왔다는 감독이) 왜 이렇게 번트를 많이 대?”라고 의아함을 표시했다. 실제 롯데는 6일 롯데전에서 4회 스퀴즈 번트 포함해 도합 3차례나 번트를 시도했다. 4회 스퀴즈는 로이스터 감독의 실수(?)였다 치더라도 ‘선 굵은 야구’란 로이스터의 이미지와 어긋난다. 6일 한화전을 3-4로 석패한 직후에도 로이스터는 선수들의 번트 실수를 패인으로 꼽았다.
롯데는 7일에도 번트를 총 4차례 감행했다. 이에 대해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의 중심타선이 강하기에 그 앞에 주자를 진루시키기 위해서”라고 의도를 설명했다. 그러나 롯데 타자들의 번트 솜씨가 썩 빼어나지 않은 점, 롯데 불펜이 철벽이 아닌 점 등을 감안하면 짜내기 1점을 노리는 번트 야구는 로이스터 야구의 의외의 일면일 수 있다.
○임경완은 Still my closer
반면 팀 매니지먼트에 있어서 로이스터는 다분히 ‘미국적’이다. 대표적 사례가 마무리 임경완에 대한 재신임이다. 그는 7일 한화전에 앞서 “부진한 것은 인정하지만 임경완은 마무리로서 계속 배우고 있는 중이다. 롯데에 마무리 경험을 가진 다른 투수도 없다. 그가 잘 해줬기에 지금 2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단 힘을 실어줬다. 임경완은 7일까지 1승 2패 5세이브 방어율 4.73을 기록 중이다. 블론세이브 두 번에 15차례 등판 중 실점한 경기가 6번이나 될 정도로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음에도 ‘대안부재’ 그리고 ‘마무리 학습 기간’이란 두 가지 이유를 들어 마무리 조기 교체설을 진화했다. 이밖에 혹독한 훈련보다 자율 부여로 선수단의 부상 방지를 최우선적으로 설정하는 리더십 역시 미국적이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