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 아름답다, 모래판도…”

  • 입력 2008년 5월 2일 02시 59분


1분내 승부 빠른씨름 - 화려한 기술씨름

최경량 ‘백마급’ 묘기에 관중들 환호

청색과 홍색 샅바에 사각 팬츠 차림의 건장한 남성 두 명이 모래판에 올랐다. 잠시 후 심판의 “준비, 시작” 외침에 두 남성의 몸놀림은 빨라졌다. 1분 내에 승부를 내야 하는 원형 모래판. 쓰러질 듯하던 선수가 뒤집기 기술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자 관중의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1일 경북 안동체육관에서 막을 올린 안동장사씨름대회의 풍경이다.

가장 가벼운 백마급(80kg 이하) 장사 결정전에서 이진형(28·울산 동구청·사진)이 김택권(31·용인 백옥쌀)을 3-1로 누르고 우승했다.

2006년 안동 대회 이후 2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정상을 차지한 것.

5판 3선승제로 진행된 결승전 첫판에서 1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해 79.10kg의 김택권이 82.45kg의 이진형을 이겼다.

경기 당일 몸무게가 가벼운 선수가 승리한다는 규정 때문.

하지만 이진형은 두 번째 판부터 김택권을 압도했다.

배지기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세 번째 판은 빗장걸이, 네 번째 판은 덧걸이로 상대를 쓰러뜨렸다.

이진형은 8강전에서 올해 설날 장사씨름대회 백마·거상 통합장사 한승민(수원시청), 4강전에서 오흥민(구미시청)을 각각 2-0으로 꺾었다.

이진형은 “지난해 성적이 저조했는데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힘을 키운 게 도움이 됐다”며 “아버지 고향이 안동인데 조상님들이 지켜봐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지영 KBS 해설위원은 “이진형은 들배지기 덧걸이 등 연결 기술로 상대방을 무너뜨리는 능력을 갖췄다”라고 평가했다.

2일 거상(90kg 이하), 3일 백호(105kg 이하), 4일 청룡(105kg 초과)급 경기가 열린다.

▽안동씨름대회 백마급(80kg 이하)= 장사: 이진형(울산동구청) ②김택권(용인백옥쌀) ③유영도(울산동구청) ④오흥민(구미시청) ⑤한승민(수원시청) ⑥조세흠(구미시청) ⑦정태종(연수구청) ⑧임민철(마산씨름단)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황태훈 기자

안동=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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