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인식 감독은 20일 광주 KIA전에 앞서 한국 프로야구가 앞으로 투자해야 할 부문으로 스카우트와 배팅볼 투수를 지목하며 특히 배팅볼 투수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 김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27년째인데 배팅볼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바뀐 게 없다. 이제 배팅볼 투수에 대한 투자를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년 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 보니까 미국은 경기 전 배팅볼 던져주는 전문투수가 따로 있더라. 우리처럼 코치나 선수가 설렁설렁 던지는 게 아니라 진짜 시뮬레이션 피칭하듯 제대로 된 볼을 던지더라”면서 “일본도 마찬가지다. 배팅볼 전문 투수들은 1군에 있는 저연봉 투수들보다 돈을 더 많이 받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18년전 미국에 갔을 때와 달리 WBC 때 보니까 배팅볼 투수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달라져있었다. 2년 동안 더 좋아졌을 수도 있고…”라는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 중 배팅볼을 집중하면서 치는 선수가 몇이나 되나. 제대로 볼을 던지고 제대로 쳐야 실전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일장 연설을 이어갔다.
현실적으로 국내 프로야구에서 경기 전 배팅 훈련은 타이밍을 맞추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상대팀 선발이 왼손이면 왼손 배팅볼 투수가 나서고 오른손이면 오른손이 던지는 ‘단순 맞춤형’에 불과하다. 전력 피칭을 하는 것도 아니다. 다양한 변화구나 제구력으로 타자들을 이끄는 게 아니라 타자들의 입맛에 맞는 볼만 던지고 있는 게 냉정한 현실.
“다른 건 다 좋아지고 있는데 배팅볼에 대한 투자는 아직까지 인색하다. 뭔가 새로운 관점에서 투자가 필요하다”는 김 감독의 말은 그래서 더 피부에 와 닿았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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