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앉은 李 올림픽 예선이 毒?

  • 입력 2008년 4월 8일 02시 53분


김성근(사진) SK 감독은 7일 이승엽(요미우리) 얘기가 나오자 한숨을 쉬었다. 극심한 부진에 빠진 애제자에 대한 안타까움이 커서였다.

“마음에 부담이 너무 심한 것 같다. 승엽이는 스타트가 좋지 않으면 자기 스스로 그런 부진에 매몰되는 성격이다. 스스로 벗어나야 하는데 아쉽고 마음이 아프다.”

그는 “이럴 때는 옆에 누가 있어줘야 한다. 김기태(요미우리 코치)마저도 2군으로 내려가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의 성적은 참담하다. 9경기를 치른 현재 1타점 1득점에 타율은 고작 0.176(34타수 6안타). 5번 타자로 밀려났지만 최근에는 15타석 무안타. 2006년과 지난해에는 개막전부터 홈런포를 쏘아 올렸지만 아직 대포도 침묵하고 있다.

김 감독은 부진의 한 원인으로 이승엽이 베이징 올림픽 최종 예선에 참가했던 것을 꼽았다.

“국가를 위해 승엽이가 예선에 참가하는 게 맞지만 결국 본인에게는 마이너스가 된 게 사실이다. 안타도 홈런도 쳤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이승엽은 3월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최종 예선에서 23타수 2홈런 11안타 타율 0.478로 한국의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당시 맞상대한 선수들은 스피드와 제구력에서 한 수 아래였다는 것. 결국 일본프로야구 시범경기에 불참하고 예선행을 택한 게 이승엽 본인에게는 ‘독이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예선 후에도 승엽이가 일본야구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다. 갑자기 한 수 위 일본 투수들을 상대하니 부진에 빠진 것”이라고 말했다.

급작스레 일본에 간 이승엽은 고작 4번의 시범경기(오클랜드, 보스턴과의 친선경기 포함)만을 거친 뒤 시즌 개막을 맞았다.

김 감독은 “(왼손 엄지 등) 부상이 문제가 된다거나 타격 자세가 특별히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자신감을 되찾는 게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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