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은 그게 그거? 무슨 말씀!

  • 입력 2008년 3월 8일 02시 51분


“비거리 증가” “스피드 개선” “탄도 강화”… 쏟아지는 신제품들 “난 달라” 아우성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의 한 특급호텔에서 열린 테일러메이드 아디다스골프의 신제품 행사장에서는 다소 생뚱맞기까지 한 빨간 완장이 눈길을 끌었다. 회사 관계자는 물론이고 행사 참석자에게까지 ‘Rethink Your Ball(공 선택을 다시 하라)’이라고 적힌 완장을 차도록 유도해서다.》

테일러메이드는 이날 새로 개발한 골프공 5종류를 공개했다. 미국 본사의 공 담당인 마이크 페리스 부사장까지 방한해 직접 제품 설명과 기자회견에 나서며 새 공 알리기에 공을 들였다.

골프 시즌이 본격 개막되는 3월이 되면서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새로운 골프공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골프 업계는 ‘공 전쟁’이라고 부를 만큼 신제품 홍보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테일러메이드는 ‘용기, 그것은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라는 모토를 앞세워 골퍼들에게 기존에 쓰던 제품 대신 자사의 새 공을 사용해 달라며 유혹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한 제품 가운데 우레탄 커버로 된 투어 선수용의 ‘뉴TP레드’, ‘뉴TP블랙’과 아이오테인 커버의 ‘버너TP’, ‘버너’는 새로운 공기 역학 기술인 ‘LDP(Low Drag Performance)’를 접목해 다소 빗맞아도 비거리를 보장해 준다고 한다. 테일러메이드는 8만 번 이상의 스윙 분석을 한 결과 대다수 골퍼가 스윙할 때 유효 타구 면적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존 제품보다 공의 체공 시간을 늘리는 첨단 기술을 도입했다는 것.

‘누들+레이디’는 여성 전용 제품으로 다이아몬드 광채가 세련된 이미지를 드러낸다.

골퍼의 다양한 실력과 수준에 맞춘 제품군을 형성한 만큼 업계 1위 타이틀리스트의 아성에 도전할 라인업을 갖췄다는 게 테일러메이드 측의 설명이다.

나이키골프는 올 시즌 3전승의 기세를 올리고 있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앞세운 스타 마케팅에 주력하며 ‘원 플래티넘’과 ‘원 블랙’의 두 가지 공을 새로 선보였다. 이 제품은 ‘파워 트랜스퍼 레이어 테크놀로지’를 채택해 어떤 클럽에서도 공의 스피드를 높여 주고 비거리를 증가시켜 준다고. 우즈의 스윙 코치 행크 헤이니 씨는 “우즈가 새 공으로 평소보다 20야드나 더 보낼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캘러웨이 골프는 강력한 비거리 능력을 지녔다는 ‘투어ix’를 내놓았다. 이 공은 4피스의 듀얼 코어에 텅스텐이 주입된 아웃 코어로 드라이버 스핀을 줄여 비거리 극대화와 방향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게 한다고.

던롭코리아는 화사한 봄을 맞아 분홍색 컬러볼 ‘젝시오XD’로 여성 골퍼의 시선을 끌어 모으고 있다.

전 세계에서 50%가 넘는 골프공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타이틀리스트는 이런 공세에도 느긋한 자세. 공은 클럽과 달리 한번 쓰기 시작하면 좀처럼 바꾸지 않는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데다 효자 상품인 ‘프로 V1’ 시리즈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올 시즌 타이틀리스트는 스윙 스피드가 그리 빠르지 않은 주말 골퍼를 타깃으로 삼은 ‘DT캐리’와 ‘DT롤’을 출시했다. 제품명 그대로 DT캐리는 공의 탄도를 높여 캐리를 길게 해 코스가 젖거나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 적합하도록 했으며, DT롤은 탄도를 낮추어 공이 잔디에서 많이 구르도록 유도해 딱딱하거나 건조한 겨울철에 최대의 비거리를 내도록 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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