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제8구단 ‘황당한 첫발’

  • 입력 2008년 2월 5일 03시 00분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새로 창단하는 프로야구 제8구단 초대 감독으로 내정된 이광환 감독이 4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새로 창단하는 프로야구 제8구단 초대 감독으로 내정된 이광환 감독이 4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메인 스폰서 발표”→“내일로 연기”→“오후 5시에”→“못 밝힐 기업과 MOU 체결”

“오후 4시 30분에 (스폰서 기업) 발표하겠다.”(오전 11시)

“스폰서 및 감독 발표 기자회견 내일로 연기하겠다.”(오후 1시 30분)

“오후 5시에 발표하겠다.”(오후 3시 20분)

몇 시간 사이에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 측은 계속 말을 바꿨다. 한바탕 소동을 겪었지만 결과물은 “좋은 조건에 모 기업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가 전부였다.

센테니얼 박노준 단장은 4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애초 1년에 90억 원 이상을 후원해 줄 메인 스폰서를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기업 이름도, 기간도 확정된 것은 없었다. 설령 계약을 해도 액수는 밝히지 않겠다고도 했다.

박 단장은 “오늘 오후 2시에 MOU를 체결했다. 본계약은 설이 지난 후에 할 것이다. 일단 상당한 액수의 약속금(보증금)을 받았다”고 말했다.

3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홍콩에 본사를 둔 정보기술(IT) 금융회사로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인 기업이라고 밝혔던 박 단장은 “그쪽에서 오늘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을 발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서다”라고 말했다. 후원 계약금 전액을 받기 전에 이름을 공개해 홍보 효과를 노린 기업의 무임승차를 막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5년 이상의 좋은 조건에 매년 가입금 120억 원 이상의 후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인 스폰서 기업은 단순히 명칭 홍보뿐 아니라 중국과 한국을 넘나들면서 부동산, 스포츠 마케팅, 레저 사업 등에 구단 이름을 활용해서 많은 사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

코칭스태프의 윤곽은 드러났다.

초대 사령탑은 LG 감독을 지낸 이광환(60) 한국야구위원회 육성위원장이 선임됐다. 2년 계약에 계약금 1억 원, 연봉 1억 원. 이 감독은 1989년 OB(현 두산)를 시작으로 LG, 한화 감독을 거쳤다. 2군 감독은 강병철 전 롯데 감독, 1군 수석 겸 주루 코치는 이순철 전 LG 감독이 맡았다. 현대 김시진 감독은 전날 구단으로부터 계약 불가를 통보 받았다.

이 감독은 “OB 시절 제자였던 박 단장이 이전부터 야구단 운영과 관련해 자주 자문했고 지난달 30일 센테니얼이 제8구단으로 확정됐을 때부터 (감독으로) 도와 달라는 제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선수 구성 방침을 묻는 질문에 “트레이드 등 선수 영입과 관련된 문제는 단장이 할 일이다. 그것이 메이저리그식 단장 야구다. 감독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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