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태-신지애…‘삶의 러프’ 뚫고 굿샷

  • 입력 2007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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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땐 찢어진 골프화 꿰매 신고 필드에 나서야 했다.

대표상비군이 되기 전까지 그의 골프클럽은 여성용 중고품 하지만 그는…

남자는 김경태(21·신한은행), 여자는 신지애(19·하이마트).

올 시즌 국내 남녀 프로골프는 이런 결론을 내릴 만하다. 둘 다 눈부신 성적을 거두며 타의 추종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최근 하루 차로 연이어 열린 연말 남녀 프로골프 시상식에서 이들은 주요 상을 휩쓸며 축하받느라 바빴다.

김경태는 대상, 신인상, 최저타수상으로 3관왕을 차지했고 신지애 역시 대상, 상금왕, 다승왕, 최저타수상 등을 독식했다.

연세대 체육교육과 2년 선후배 사이이기도 한 이들은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유망주로 줄곧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김경태는 안양 신성중 2학년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국내 최강은 물론이고 일본 아마추어선수권을 2연패했다. 지난해에는 아마추어로 국내 프로 대회에서 우승했고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2관왕에 올랐다.

응원 위해 골프장 오시던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비극 중상입은 두 동생 치료비 마련에 가세마저 기울어 버렸다.

그러나 그녀는…

신지애는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뒤 함평골프고 시절 두각을 나타냈다. 고1 때인 2005년 무려 5승을 올렸으며 그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SK엔크린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면서 일찌감치 프로에 전향했다.

이들은 2005년 국가대표로 한솥밥을 먹으며 연간 150일의 국내외 합숙 훈련을 통해 선후배 간의 끈끈한 정을 쌓았다.

김경태는 “지애는 성격이 정말 좋아 대표팀에 처음 와서도 금세 선후배들과 잘 어울렸다. 함께 연습 라운드를 해보면 장타가 인상적이었고 단순하면서도 시원시원하게 코스를 공략했는데 항상 골프밖에 모를 정도로 성실했다”고 후배를 치켜세웠다.

한연희 대표팀 감독은 “다양한 대표 경험과 본인의 노력으로 둘 다 최고가 된 것을 보면 흐뭇하다”고 대견스러워했다.

스타들이라면 흔히 있기 마련인 가슴 찡한 사연도 있다.

김경태는 넉넉지 않은 가정환경 속에서 중학교 때는 찢어진 골프화의 앞창을 접착제로 붙이고 꿰매 신기도 했다. 그는 대표 상비군이 되기 전에는 여성용 중고클럽을 사용했다.

김경태는 “어려운 환경이라 책임감이 더 생겼다. 고생하는 가족을 생각하면 현실에 안주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탕淄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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