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시]배구연맹, 한심한 헛손질 행정

  • 입력 2007년 11월 2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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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서 계약 깨지고… 5번째 팀 창단 무산

V리그 개막이 열흘 앞인데 배구판은 어수선하다.

한국전력(한전)의 다섯 번째 프로구단 창단은 무산됐다. 리그 타이틀 스폰서도 나서지 않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신인 드래프트를 두 번이나 미뤄 가며 한전의 프로 전향을 기대했다. 그러나 한전은 올해도 실업 초청팀으로 V리그에 참가한다.

이는 한전에 유망 신인을 뺏기지 않으려는 프로 4개 구단의 이해관계가 엇갈린 탓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배구연맹의 안일한 행정 탓이라는 지적이다. 기존의 프로구단들과 사전에 충분한 의견조율 없이 한전의 준회원 가입에만 열을 올린 것.

배구연맹은 V리그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하는 데도 허술함을 드러냈다. 배구연맹은 최근까지도 STX와 계약을 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었다. 배구연맹 김혁규 회장은 STX 강덕수 회장에게서 후원금액으로 15억 원을 받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STX 측은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배구연맹 박세호 사무총장은 21일 “STX 측이 최근에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건 등으로 모든 스포츠 종목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배구연맹은 STX와의 타이틀 스폰서 계약이 물 건너가자 급해졌다. 스폰서 후보에서조차 제외했던 S기업 등에도 손을 내밀었지만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타이틀 스폰서 계약금은 프로야구 50억 원, 프로농구 30억 원, 프로배구는 13억 원 수준이다. 배구연맹은 2억 원을 더 받으려고 특정 업체에만 매달리다 화를 자초한 셈이다.

배구연맹은 다음 달 1일 V리그 개막 전까지는 타이틀 스폰서를 구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마땅한 기업이 없는 상태여서 프로배구 4년 만에 ‘스폰서 없는 리그’를 시작해야 할 판이다.

“프로팀은 늘지 않고 내부 갈등은 심해지고…. 중심을 잡아야 할 배구연맹이 그동안 해 놓은 게 뭐가 있는지 묻고 싶다.” 어느 프로배구 관계자의 한탄이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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