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대결’ 펼칠 이동준 “3년만의 맞대결 승리 이끌것”

  • 입력 2007년 11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오리온스농구단 숙소에서 만난 이동준은 “형과 맞대결할 날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형이 입단한 모비스와의 첫 대결은 12월 2일 열린다. 대구=황인찬  기자
오리온스농구단 숙소에서 만난 이동준은 “형과 맞대결할 날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형이 입단한 모비스와의 첫 대결은 12월 2일 열린다. 대구=황인찬 기자
프로농구 오리온스의 이동준(27)은 들떠 있다.

그토록 그리던 형과 함께 경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분을 내기 위해 ‘삭발’도 했다. 형과 틈만 나면 통화한다는 그는 “형과의 경기가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19일 오리온스의 숙소인 대구의 한 호텔 로비. 귀화하기 전 대니얼 산드린으로 불렸던 이동준은 형 에릭 산드린(29)에 대한 얘기보따리를 풀어놨다.

형제는 주한미군이던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동준은 귀화해 한국 선수로 뛰지만 미국 국적의 형은 울산 모비스의 대체 용병 선수로 뒤늦게 리그에 합류하게 됐다. ‘토종’과 ‘용병’으로 갈린 형제는 2004년 룩셈부르크 리그 이후 3년 만에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동준은 “형이 축구를 하다가 저를 따라 뒤늦게 농구를 시작했지만 꾸준히 노력해 지금은 저보다 한 수 위”라면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바로 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형은 탄력과 경험이 앞서지만 저는 가드를 주로 해 시야가 넓다”며 “맞대결에서는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형의 귀화에 대해서는 “형이 변호사를 통해 알아본 결과 (귀화에) 3년 이상 걸린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당분간 귀화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준은 신인 드래프트 2위로 리그에 입성했지만 성적은 아직 기대에 못 미친다. 앞선 12경기에서 평균 득점 7.83점에 리바운드 5.25개. 팀은 3승 9패로 9위에 처져 있다.

이동준은 “생각했던 대로 안 되고 보완할 게 너무 많다”면서 “(이충희) 감독님의 주문대로 우선 수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실수를 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지만 여기에서는 ‘노마크에서 그것도 못 넣느냐’고 나무란다”면서 “이런 말을 들을 때 정말 부담이 된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대구=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