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美진출 10년 만에 골프 명예의 전당 최연소 입성

  • 입력 2007년 11월 1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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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이맘때 스무 살 소녀는 설레는 마음으로 ‘미지의 세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199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출전해 당당히 수석합격한 뒤 이듬해부터 쉴 새 없이 앞만 보고 달렸다. 때론 부상과 슬럼프라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불굴의 의지로 다시 일어나 승리의 기쁨을 안았다.

마침내 ‘꿈’을 이뤘다.

박세리(30·CJ)가 13일 미국 플로리다 주 오거스틴에서 열린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입회식을 통해 최연소 멤버가 됐다.

잭 니클로스, 아널드 파머, 낸시 로페즈(이상 미국) 등 ‘골프계의 전설’을 비롯해 3000명의 하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박세리는 “어릴 때부터 이상을 높게 품으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가슴속에 새겨 왔다. 이제 그 목표를 완성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또 그는 “모든 사람이 내가 한국 골프의 선구자라고 말하는데, 참 어렵고 외로워 부담이 심했다. 하지만 내 뒤를 이을 누군가를 떠올리면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며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120명밖에 안 되는 명예의 전당 회원으로 이름을 올린 그는 “명예의 전당에서는 내가 막내다. 신인 때 같은 마음가짐으로 돌아가 또 다른 무언가를 향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세리는 이미 2004년 미켈럽 울트라오픈까지 통산 24승을 올려 명예의 전당 입회 자격을 따낸 뒤 올 5월 맥도널드 챔피언십을 통해 ‘10년 현역 활동’의 요건을 채웠다.

LPGA투어 캐럴린 비븐스 커미셔너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박세리는 세계 골프를 이끌고 있다”고 칭찬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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