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전노장 대 국가대표… 미드필드의 ‘양김 충돌’

  • 입력 2007년 11월 10일 03시 01분


코멘트
‘잡초’와 ‘명품’의 대결이라고나 할까.

11일 오후 3시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프로축구 K리그 우승컵을 놓고 마지막 경기가 열린다. 포항 스틸러스와 성남 일화의 챔피언결정 2차전이다.

양 팀은 치열한 미드필드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핵심 미드필더는 포항 백전 노장 김기동(35)과 성남 국가대표 김두현(25)이다.

김기동은 그동안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끈질긴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질긴 생명력이 잡초와 닮았다. 1993년 유공을 시작으로 프로 15시즌을 맞고 있는 그는 통산 425경기에 출전해 필드 플레이어 중 최다 출전 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철인’ ‘무쇠다리’란 별명이 따라다닌다. 그러나 우승컵을 안아 본 적은 없다.

김두현은 잘 알려진 스타플레이어다. 국가대표 미드필더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성남의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일찍 이름을 알린 그는 국내외의 주목을 받으며 엘리트 선수의 길을 걸어 왔다.

김기동은 노련한 경기 운영이 돋보인다. 수비에 적극 가담하면서도 기습적인 중거리 슛을 날린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그의 전방 패스는 빛을 발했다. 김두현 역시 패스 능력과 함께 위력적인 ‘왼발 대포’를 갖췄다.

포항은 김기동 따바레즈를 중심으로 정면 돌파와 함께 최효진 박원재 등을 활용한 측면 돌파에서 위력을 보이고 있다. 김기동은 이들을 노련하게 연결하고 있다.

김두현을 중심으로 하는 성남 미드필더들은 김상식 장학영 등이 포항의 측면 돌파에 맞서야 한다. 성남은 1차전에서 포항의 측면 플레이에 약점을 노출했다.

성남은 두 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하는 다급한 상황이지만 초반에 선제골을 넣을 수만 있다면 승부는 원점에서 시작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 분명한 김두현에 맞서 이를 저지하며 역습으로 나서야 하는 김기동이다.

“축구는 이름값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던 김기동이 끈질긴 투혼으로 성공 신화를 이룰지, 지난해 MVP 타이틀에 빛나는 김두현이 이름값을 할지 마지막 승부가 기다려진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