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또 이란 너로구나!… 아시안컵 4연속 8강 격돌

  • 입력 2007년 7월 2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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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2-6패 2000년 2-1승 2004년 3-4패 그리고 2007년

“‘이란 3인방’ 알리 카리미(29)와 바히드 하셰미안(31) 자바드 네쿠남(27)을 묶어라.”

2007 아시안컵 축구대회 8강전에서 이란을 이겨야 하는 한국 팀의 숙제다. 이들은 이란의 핵심 선수. 한국은 22일 오후 7시 20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이란과 일전을 치른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뮌헨에서 뛰고 있는 카리미는 한국 팬에게도 낯익은 선수. 그는 2004년 중국에서 열린 아시안컵 대회 8강에서 한국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선수다. 그는 5골로 대회 득점왕도 차지했다. 한국은 당시 이란에 3-4로 패했다. 2004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로 뽑혔던 카리미는 여전히 팀의 기둥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특히 미드필드에서 이란의 경기를 조율하며 이란의 공격 기회를 만들어 내는 시발점 역할을 하고 있다.

하셰미안은 이란의 주 공격수. 현재 골은 넣지 못하고 있지만 언제든 능력을 보일 수 있는 선수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활약을 보이고 있는 선수는 미드필더 네쿠남이다. 그는 중국전에서 2-2로 비길 때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고 말레이시아전에서도 선제골을 넣는 등 탁월한 골 감각을 선보이고 있다. 네쿠남은 개인기와 패스 등도 훌륭하다.

대한축구협회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카리미, 하셰미안, 네쿠남을 한국팀이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꼽았다. 그는 “중앙 공격수 하셰미안과 중앙 미드필드를 지키는 카리미, 네쿠남이 경계 대상이며 이 중앙 요원들을 중원에서부터 차단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 선수는 조직적인 압박에 다소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전성기를 막 지나고 있어 노쇠 기미를 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의 젊은 수비수들이 체력을 앞세워 줄기차게 압박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란 선수들이 조직력이 강한 팀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만큼 체력을 앞세워 조직적으로 움직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란의 아미르 갈레노에이 감독은 “한국전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앞선 경기들을 비디오테이프로 분석했다. 지금 이 순간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한국을 두려워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과 이란은 아시안컵에서 끈질긴 인연을 보이고 있다. 1996년 아랍에미리트 대회 이후 아시안컵에서 4회 연속 8강에서 맞붙는다. 1996년에는 한국이 2-6으로 처참하게 패했다. 2000년 레바논 대회에서는 한국이 2-1로 물리치고 3위까지 올랐다. 2004년 중국 대회에서는 한국이 3-4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8강전에서 이란만 꺾으면 이라크-베트남전의 승자와 4강전을 치른다. 한국으로서는 모두 해볼 만한 상대여서 결승행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한편 다른 쪽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전 승자와 일본-호주전 승자가 4강에서 맞붙게 돼 연일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자카르타=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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