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1개로 패전…승리…패전… LG투수 류택현 ‘진기록의 사나이’

  • 입력 2007년 5월 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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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1개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게 야구다. LG의 왼손 베테랑 투수 류택현(36·사진)은 1일 현대와의 경기에서 공 1개 때문에 울었다.

왼손 원 포인트 릴리프 투수 류택현은 3-1로 앞선 8회 무사 1, 2루에서 등판했다. 상대 타자 이숭용은 초구에 투수 앞 희생번트를 댔다. 류택현은 1루에 송구한다는 것이 그만 높게 던져 모든 주자를 살려주고 말았다. 기록상 투수 실책.

무사만루가 되자 김재박 감독은 류택현을 내리고 마무리 투수 우규민을 등판시켰다.

그러나 우규민이 2타점 동점 안타를 맞은 데 이어 2연속 몸에 맞는 볼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LG는 8회에만 7점을 내주고 3-8로 졌다. 패전 투수는 역전 주자를 실책으로 내보낸 류택현이었다.

신기하게도 류택현은 이전에도 공 1개로 패전 투수가 된 적이 있고, 반대로 승리 투수가 된 적도 있다.

그는 2000년 5월 25일 해태전에서 1개만 던지고 패전 투수가 됐다. 6월 14일 삼성전에서는 1개만 던지고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역대로 공 1개로 승리 투수가 된 것은 4번 있었고, 패전 투수가 된 것은 5번 있었다. 1일 경기까지 합쳐 공 1개로 승패가 결정된 경우는 모두 10번이었는데 그중 3번의 주인공이 바로 류택현이었다.

프로야구 26년 역사상 노히트노런도 딱 10번 나왔다. 그런데 그 주인공은 모두 달랐다. 류택현의 기록은 그만큼 진귀하다.

류택현은 “원 포인트 투수여서 1개만 던지고 내려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그게 승패로 연결되는 것은 내게도 너무 신기하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공 1개로 세이브도 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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