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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3월 28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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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부에서는 “스타트만 좋았다면 금메달도 가능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태환의 장기인 폭발적인 후반 스퍼트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늦은 스타트가 아쉽게 느껴질 만 하다.
타고난 지구력, 그리고 스트로크와 킥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리듬감은 박태환의 최대 장점이다. 마지막 50m에서 믿어지지 않는 스피드를 내는 것도 이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장점은 박태환이 장거리에서 더욱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자양분이 된다.
그러나 박태환은 단거리 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도 세계대회 동메달을 따냈다. 200m 기록을 보면 단순히 중장거리 선수로 분류하기 힘들 정도다. 얼마든지 단거리에서도 세계 정상에 설 수 있는 '스프린터‘ 능력을 지녔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스타트다. 이번 대회에서 박태환은 누구보다 빠른 출발 반응 시간에도 불구하고 초반 50m에서 단 한 번도 선두권으로 부상하는 장면을 보여주지 못했다. 자유형 200m 우승자인 마이클 펠프스(미국)와 2위 피터 반 호헨반트(네덜라든) 등이 출발과 함께 앞으로 치고 나가는 반면 박태환은 이들에 1미터 가량 뒤지는 모습이었다.
스타트에서 발생하는 펠프스와 박태환의 격차는 출발대를 치고 나가는 파워의 차이다. 체격과 힘이 좋은 펠프스는 출발대를 박차고 수면으로 진입하는 거리가 박태환보다 길고 또한 그 탄력에 의해 잠수 거리 역시 박태환을 압도한다.
출발반응 시간을 빠르지만 힘이 부족한 박태환은 스타트 후 잠수 거리마저 짧아 펠프스에 크게 뒤질 수밖에 없었고 이러한 초반 격차는 200m의 단거리 종목에서는 치명적이다.
박태환의 이런 문제점은 하루아침에 극복될 수 없다. 박태환은 이제 불과 18세에 불과하고 아직도 키는 자라고 있다. 시간이 흘러 체격이 좋아지고 힘이 붙으면 자연스럽게 스타트 시 탄력도 향상될 수 있다. 지금도 최고 수준인 근력마저 좋아진다면 내년 베이징 올림픽쯤에는 중장거리 뿐 아니라 단거리에서도 정상에 서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수영스타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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