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우승은 ‘아프리카’

  • 입력 2007년 3월 18일 21시 04분


코멘트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지난해보다 날씨가 훨씬 좋았기 때문인 듯 합니다."

내전으로 부모를 잃고 조국을 떠나온 지 4년. 아프리카 난민 출신인 검은 피부의 버진고 도나티엔(29) 씨가 국내 마스터스 대회 사상 최초로 2시간20분대 벽을 깨트리며(2시간18분39초) 역대 국내 마스터스 최고기록을 세웠다.

아프리카의 소국 브룬디 출신인 그는 2003년 8월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에 하프마라톤 선수로 출전했다 망명해 난민 자격으로 한국에 머물고 있다.

현재 자동차부품회사 (주)위아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는 출근 전 새벽 달리기로 일과를 시작한다. 오전에 1시간가량 10km 정도 달리고 출근한다. 퇴근 후에는 동료들과 함께 1시간~2시간 동안 10~18km를 달린다.

선수 출신으로 기본기가 탄탄한 그는 각종 국내 마스터스대회를 휩쓸며 국내 마스터스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2005년 MBC 아디다스 한강마라톤에서 자신이 세운 2시간20분57초가 그동안 국내 마스터스대회 최고 기록. 국내마스터스대회에서 2시간20분대의 벽을 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에도 서울국제마라톤대회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해 이 대회 마스터스 2연속 우승도 이루었다.

브룬디 국립대학 경제학과 3학년에 다니다 한국에 왔던 그는 "전문적인 선수로 나서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브룬디로 돌아가기 보다는 한국에 귀화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