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라이벌’ 잘츠부르크 실사 분위기 ‘썰렁’

  • 입력 2007년 3월 15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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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평창, 러시아 소치와 함께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경쟁을 벌이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대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사평가단의 현지 실사가 14일 시작됐다.

그러나 잘츠부르크 시내는 실사를 앞둔 긴장감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는 옛 도심은 물론 잘차흐 강 건너 신도시에서도 휘장 하나 찾아보기 힘들다. 잘츠부르크 중앙역 광장과 중심가 다리 슈타츠브뤼케에서야 겨우 휘장 몇 개가 나부낄 정도.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시민 지지율이 60%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유치위 관계자들에게 “열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을 건넸더니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전부라고는 단정하지 마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언론 담당 라이문트 파비 씨는 “잘츠부르크는 인스브루크보다 더 나은 오스트리아 동계 스포츠의 중심지”라고 주장했다. 인스브루크는 1964, 1976년 두 차례 동계올림픽을 치른 도시다.

언론의 취재 열기도 없었다. 13일 국내외 언론을 대상으로 한 프레젠테이션에선 한국 취재진이 많은 좌석을 차지했다.

평가단은 17일까지 진행되는 실사에서 11개 대회 시설을 비롯해 17개 항목에 대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유치위는 틈만 나면 실사단과 언론에 ‘준비된 도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회 시설 11개 가운데 8개는 기존의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 또 유럽 어느 지역에서든 기차로 최고 8시간, 비행기로는 최고 2시간 안에 닿을 수 있는 근접성을 내세우고 있다. 모차르트의 탄생지이면서 문화적 배경이 풍부하다는 점도 자랑거리다.

오스트리아 올림픽위원회 레오 발너 위원장은 “오스트리아는 주요 겨울 스포츠 경기를 치른 경험이 풍부한 나라”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지난겨울 날씨가 따뜻해 눈이 부족했다는 것은 잘츠부르크의 새로운 고민거리다. 지난해 12월 초에는 기온이 최고 19.2도까지 상승했다.

잘츠부르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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