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구름 위를 걷다’

  • 입력 2007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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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기쁨은 나의 슬픔?’

프로배구의 신치용(52) 삼성화재 감독과 김호철(52) 현대캐피탈 감독은 ‘40년 지기’. 하지만 코트에서는 둘도 없는 라이벌이다.

지난 시즌 V리그에서 현대캐피탈에 정상을 내주며 겨울리그 10연패(슈퍼리그 포함)를 눈앞에서 놓친 신 감독은 이번 시즌을 맞으며 결심을 했다. ‘현대캐피탈의 미국 용병 숀 루니(25·206cm)보다 키가 큰 용병을 선발해 타이틀을 되찾겠다’고. 배구는 ‘높이’가 좌우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그리고 레안드로 다 실바(24)란 208cm의 걸출한 브라질 용병을 영입했다. 삼성화재는 초반 3번의 맞대결에서 ‘레안드로 효과’를 톡톡히 보며 현대캐피탈을 연파했다. 레안드로는 팀 공격의 50% 이상을 책임지며 ‘코트의 괴물’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고는 못 사는’ 김 감독의 반격도 매서웠다. 비시즌 때 비치발리볼을 해 체력을 소진한 루니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1월 말 이탈리아 출신 체력담당 트레이너 안드레아 도토 씨를 불러들였다. 그리고 현대캐피탈은 11일 삼성화재에 3-2로 역전승을 거두며 설욕전을 시작했다.

현대캐피탈은 19일 서울 올림픽제2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06∼2007 힐스테이트 V리그에서는 ‘높이’만이 아닌 ‘조직력’으로 삼성화재를 3-1(25-21, 22-25, 25-21, 25-20)로 제압했다. 루니(24점)뿐만 아니라 송인석(14점), 이선규(11점), 후인정(11점) 등이 고르게 활약해 레안드로(37점)가 고군분투한 삼성화재를 무력화시켰다. 특히 현대캐피탈은 범실을 20개로 막은 반면 삼성화재는 레안드로 혼자 12개를 하는 등 27개의 범실로 자멸했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5연승을 달리며 17승 5패를 기록해 삼성화재(17승 4패)를 승차 없이 승률에서 뒤진 2위로 바짝 뒤쫓았다.

한편 삼성화재가 독주해 온 남자배구가 현대캐피탈-삼성화재의 라이벌 구도로 바뀌며 배구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이날 현대캐피탈-삼성화재 경기의 관중은 7100명. 11일 열린 라이벌전은 8700명. 지난해 12월 24일 첫 대결에서 7300명이 운집했고, 두 번째 대결에서 3500명, 세 번째 대결은 5100명이었다.

지난 시즌 여자부 통합 우승팀 흥국생명은 최하위 KT&G를 3-1(25-16, 25-20, 21-25, 25-20)로 꺾고 11연승했다. 16승 2패를 기록한 흥국생명은 남은 6경기에서 2승만 보태면 2위 현대건설(10승 7패)이 전승을 하더라도 1위에 오른다. 남자 아마 초청팀 간 대결에서는 상무가 한국전력을 3-1로 꺾고 2승(20패)째를 올렸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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