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참고 참았던 김 감독이 폭발한 것은 4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한 뒤였다. 선수들은 여자부 경기가 끝난 뒤 숙소에서 되돌아와 텅 빈 체육관에서 2시간 넘게 강도 높은 훈련을 해야 했다.
7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LIG와의 원정경기. 이날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자칫하면 또 한 번 ‘일’을 치를 뻔했다. 1세트에서 극적인 역전을 이루지 못했다면 승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LIG는 경기 초반부터 라이트로 자리를 옮긴 외국인 선수 프레디 윈터스가 연방 후위 공격을 성공시켰고, 레프트 홍석민은 날카로운 공격으로 현대캐피탈의 블로킹 벽을 뚫었다.
그러나 LIG에는 해결사가 없었다. LIG는 1세트 후반 22-18까지 앞서며 기선을 잡는 듯했으나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24-23에서 윈터스가 공격 찬스를 잡았으나 네트 터치로 동점을 허용했다. 숨을 돌린 현대캐피탈은 25-25 동점에서 이선규가 방신봉의 스파이크를 블로킹으로 막아낸 데 이어 송인석이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켜 첫 세트를 따냈다.
기사회생한 현대캐피탈은 나머지 두 세트는 쉽게 따내 3-0(27-25, 25-22, 25-16)으로 승리했다.
김 감독은 “우리가 이겼다기보다는 LIG가 져 줬다. 아직 선수들의 정신 상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어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선두 흥국생명이 도로공사를 3-1(25-19, 14-25, 25-15, 25-21)로 꺾고 7연승을 달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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