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 대표선수 경기중 낙마 숨져

  • 입력 2006년 12월 8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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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칠 씨가 7일 종합마술 크로스컨트리 경기 중 말과 함께 넘어지는 순간을 현지 TV화면에서 찍은 장면. 김형칠 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숨졌다. 도하=연합뉴스
김형칠 씨가 7일 종합마술 크로스컨트리 경기 중 말과 함께 넘어지는 순간을 현지 TV화면에서 찍은 장면. 김형칠 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숨졌다. 도하=연합뉴스
2006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했던 한국승마대표팀의 최고령 선수 김형칠(47·사진) 씨가 경기 중 말에서 떨어져 숨졌다.

김 씨는 7일 카타르 도하 승마클럽에서 열린 종합마술 개인 단체 크로스컨트리 경기에서 110cm 높이의 장애물을 넘던 중 말의 앞다리가 장애물에 걸려 바닥에 떨어졌다. 이어 말이 공중제비를 돌면서 엉덩이로 김 씨의 머리와 가슴을 내리쳤다. 김 씨의 헬멧은 벗겨지지 않았으나 500kg에 이르는 말의 하중을 못 이겨 두개골이 부서졌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등 국제종합대회에 출전해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회조직위원회 의무팀의 압둘라와하브 알 무슬레 팀장은 “사고 현장에서 이미 맥박이 멈추었다. 10분 정도 현장 치료를 한 뒤 경기장 인근 하마드 종합병원으로 옮겼으나 전기충격에도 심장이 다시 뛰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이날 오전 10시 50분(한국 시간 오후 4시 50분) 김 씨의 사망을 공식 발표하고 모든 경기장에서 1분간 묵념의 시간을 가졌고 승마 경기를 일시 중단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경기는 2.7km 구간에서 23개의 장애물을 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사고는 출발 후 1분 40초경 물웅덩이가 있는 7번째 장애물을 지나 8번째 장애물을 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현장에 있던 박원오 대한승마협회 전무이사는 “말이 조금 주춤하는 사이 기수가 먼저 떨어졌고 뒤이어 말이 덮쳤다”고 말했다.

김 씨가 타고 있던 말 ‘밴더버그 블랙(애칭 밴디)’도 뒷다리가 부러져 중상을 입었으며 안락사를 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선수의 시신은 하마드 종합병원에 안치돼 있으며 곧 한국으로 운구될 예정이다.

김 씨의 부친 고(故) 김철규 씨는 1964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던 한국 승마 1세대. 김 씨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마장을 갖고 있으며 ‘금안회’라는 승마클럽을 운영했고 2002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단체전 은메달을 따는 등 활발한 선수 생활을 해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소원미 씨와 1남 1녀가 있다.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은 “모든 장례비용은 도하 조직위에서 대고, KOC장으로 치르겠다. 체육훈장 추서를 정부에 건의하고 대전국립묘지 안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도하=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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