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년차 카레이서 “1바퀴 4.6km 총알질주 흥분돼요”

  • 입력 2006년 12월 6일 03시 01분


코멘트
3일 오전 8시 일본 구마모토 현 구마모토 시 외곽의 자동차 경주장 ‘오토폴리스’. 3시간짜리 서킷(경주로)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카레이싱 마니아들로 북적였다.

한국인 레이서 안정민(23·킴스카레이싱팀·대림대 자동차학과 2년·사진) 씨도 팀 동료인 미국인 레이서 숀 맥다나(17) 군과 함께 참가했다. 안 씨는 “국내엔 2km 안팎의 작은 서킷뿐”이라며 “오늘 주행이 기대된다”고 흥분했다. 이곳 서킷은 한 바퀴가 4.674km로 슈퍼 GT, 포뮬러니폰, D1 그랑프리 같은 큰 대회가 열린다.

2년 전 카레이싱을 시작한 안 씨는 포뮬러(지붕이 없는 차로 경기) 등급 대회에서 활동하며 우승도 한 번 해봤지만 야간엔 대리운전을 하며 비용을 마련한다. 한 번 출전에 500만 원, 서킷에서 실전 연습하는 데 30분당 50만 원 정도가 들기 때문이다.

이윽고 서킷 개방. 주최 측이 빌려 준 차량은 배기량 2000cc의 닛산 스포츠카. 안 씨는 이 차를 맥다나 군과 함께 쓰기로 했다. 맥다나 군은 미국 카트레이서 출신. 국내 대기업 중역인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서 카레이서 경력을 쌓고 있는 중이다.

먼저 서킷을 세 바퀴 돌고 들어온 안 씨의 얼굴이 상기됐다. “좋네요. 좀 더 속도를 내봐야겠어요.” 다음 맥다나 군이 적응 주행을 하고 돌아온 뒤 간단한 아침 식사. 다시 맥다나 군이 차를 몰고 나갔는데 일이 벌어졌다. 서킷에서 옆 차와 충돌해 왼쪽 헤드라이트가 깨진 채 돌아온 것. 기술자를 불러 응급 수리를 하고 차 문을 따는 데 30분이 넘게 걸렸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안 씨는 “올해까지 비전이 안 보이면 포기할 생각이었는데 레이싱의 짜릿함 때문에 그만두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구마모토=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