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클리어, 끝내기 희생타 ‘이름값’

  • 입력 2006년 10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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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긴 거야”2-2 동점이던 9회말 1사 만루에서 대타 클리어의 희생플라이로 짜릿한 승리를 결정지은 한화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뛰어나와 얼싸안으며 환호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이긴 거야”
2-2 동점이던 9회말 1사 만루에서 대타 클리어의 희생플라이로 짜릿한 승리를 결정지은 한화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뛰어나와 얼싸안으며 환호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가을 잔치는 시작부터 짜릿했다.

8일 대전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KIA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한화는 문동환을, KIA는 김진우를 선발로 내세웠다. 문동환은 올 시즌 거둔 16승 가운데 5승을 KIA에서 거둔 ‘KIA 킬러’.

하지만 두산과 피 말리는 순위 경쟁 끝에 4강에 오른 KIA의 타선은 만만찮았다. 1회 장성호와 이재주가 랑데부 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끌려가던 한화는 4회 데이비스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했고 5회 이범호의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

2-2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양 팀 선발은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후 한화는 최영필 권준헌 구대성이 이어 던졌고 KIA는 신용운에 이어 한기주가 등판했다.

문동환과 김진우의 에이스 맞대결이 어느새 프로 14년차 백전노장 구대성과 10억 원 신인 한기주의 싸움으로 바뀐 것.

운명의 9회말. 구대성은 1과 3분의 1이닝을 완벽하게 막은 뒤 불펜으로 돌아왔고 1만500석을 가득 메운 야구팬의 시선은 한기주에게 집중됐다. 8회 삼진 2개를 곁들여 한화 타선을 삼자 범퇴로 처리한 한기주였던 터라 연장전의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그러나 경험이 부족한 한기주는 중요한 고비를 넘지 못했다. 선두 타자 김태균에게 안타를 내준 뒤 견제구를 던지다 보크를 범해 무사 2루를 허용한 것. 이어 KIA는 1사 3루에서 이범호와 한상훈을 고의 볼넷으로 걸러 만루 작전을 펼쳤지만 대타로 나간 클리어는 큼직한 왼쪽 희생플라이를 날려 한화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역대 포스트시즌 처음으로 나온 대타 끝내기 희생플라이.

한기주는 처음 서 본 포스트시즌 마운드에서 고개를 떨어뜨린 채 내려갔고 구대성은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최우수선수(MVP)에는 결승 득점을 비롯해 3타수 3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활약한 한화 김태균이 선정됐다.

KIA로서는 2-0으로 앞선 3회 2사 만루, 4회 2사 2, 3루, 7회 2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추가 득점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1989년부터 도입된 준플레이오프에서 지난해까지 1차전을 이긴 팀은 예외 없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대전=이승건 기자 why@donga.com

“밀린 경기 불펜이 잘해줘”

▽한화 김인식 감독=우리가 승리했지만 내용은 전체적으로 KIA에 밀린 경기였다. 페넌트레이스 때 상대 선발 김진우에게 3, 4점 이상 못 냈다. 문동환이 먼저 2점을 내주고 불안했지만 2점 안에서 막으면 따라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불펜 투수들이 잘해 줬고 KIA의 잘 맞은 타구는 운 좋게 잡혔다. 2차전 선발로 나서는 류현진이 하루 더 쉬었기 때문에 잘해 줄 것으로 믿는다.

“추가득점 찬스 놓쳐 아쉬움”

▽KIA 서정환 감독=선발 김진우가 초반에 잘 막아주고 타자들도 상대 선발 문동환을 공략하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4회 2사 만루 등 득점 찬스에서 추가점을 뽑지 못한 게 패인이다. 중간 계투 한기주는 구위가 좋았다. 2차전에서는 마운드 운용에 다소 변화를 줄 생각이다. 세스 그레이싱어를 선발로 내세워 안방에서 꼭 승리할 수 있도록 총력전을 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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